꿈의 비만약 국내 상륙...후발 한미약품 맹추격

위고비, 일부 병의원·약국에 초도물량 공급
전세계적 열풍...공급 원할치 않을듯
국내 후발주자 한미약품 개발 속도 가장 빨라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 차별점

박소연 승인 2024.10.18 18:15 의견 0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국내에서 처방이 가능해진다. 국내 후발주자인 한미약품 또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위고비를 허가받은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지난 15일부터 주문을 받아 전날부터 일부 병의원과 약국에 초도 물량을 공급했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다. 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약물로, GLP-1은 음식 섭취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오래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됐다. 0.25㎎, 0.5㎎, 1㎎, 1.7㎎, 2.4㎎ 5개 용량으로 구성돼 있다.

주 1회 0.25㎎으로 시작해 16주가 경과한 뒤 주 1회 2.4㎎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한다. 권장되는 단계적 증량 용량은 △1~4주차 0.25㎎ △5~8주차 0.5㎎ △9~12주차 1.0㎎ △13~16주차 1.7㎎ △유지용량 2.4㎎이다.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되며 주사제는 의약분업 예외 품목으로 의사가 원내에서 처방할 수 있다.

펜 주사기 1개당 공급가는 37만2025원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70~80만대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도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이 위고비를 사용해 체중감량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다.

신규 거래 병·의원의 경우, 용량당 2펜씩만 주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펜은 한 사람이 4주간 쓸 수 있는 분량이다.

[사진=한미약품]

식욕을 감소시키는 GLP-1 유사체가 주목받으며 국내 제약업계도 이를 활용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시작한 'H.O.P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 치료 전주기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파이프라인 5종을 개발한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현재 임상 3상 단계로 국내 파이프라인 중 연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지닌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최초의 장기 지속형 GLP-1 비만 치료 신약이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이르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하는 GLP-1/GIP/GCG 삼중작용제 파이프라인 'HM15275'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미국비만학회에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타깃 및 비임상 연구 결과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새로운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며 "근감소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규 기전의 약물과 인크레틴 계열의 병용투여를 고려할 수 있고 전임상에서 긍정적 결과 확보 시 사업개발 활동의 가속화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GLP-1 기반의 비만/MASH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도 순항중이다"며 "한미약품은 비만 테마주가 아니라 실제로 비만 치료제로 돈을 벌 수 있는 회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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