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 디딤이앤에프…유증 실패에 기업사냥꾼 의혹까지

완전자본잠식에 채권자 소송 빗발쳐
유증 대상자는 김대은 대표 소속된 조합
최대주주 김상훈, 현 경영진에 경영권 분쟁 예고

김나경 승인 2024.09.12 09:45 | 최종 수정 2024.09.13 06:57 의견 0
(사진=디딤이앤에프)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디딤이앤에프가 결국 제3자배정유상증자에 실패하며 상장폐지 위험이 더욱 커졌다. 제3자배정유상증자 대상자였던 어드벤쳐스1호조합은 김대은 대표가 조합원으로 있던 곳이다. 김상훈 최대주주는 김대은 대표와 현 경영진을 향해 제2의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디딤이앤이프가 올해 반기 자본잠식률 133.76%의 완전자본잠식으로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의견거절’을 내렸다.

채권자들의 가압류 소송도 빗발치고 있다. 신보2022제22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는 사모사채 인수 등에 관한 계약으로 발생한 양수금 6억7000만원에 대해 부동산과 채권, 근저당권부채권을 가압류했다. 엠케이케어랩은 만기 된 사채의 원리금 상환금 15억5000만원에 대하여 채권을 가압류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6일 경영진의 자금조달 방안도 무산됐다. 올해 3월부터 59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위해 제3자배정유상증자를 계획했지만 반년 넘게 미뤄지다 결국 철회된 것이다.

디딤이앤에프는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실적악화로 창업주 임범택 전 대표의 손을 떠난 이후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회사를 인수받은 정담유통은 대부분 차입을 통해 인수금을 마련했고, 적자 지속으로 디딤이앤에프 주가가 하락하자 정담유통의 반대매매가 터졌다.

이에 지난해 8월 개인투자자인 김상훈 씨가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에 오르는 일이 발생했으며, 김상훈은 김대은 대표 등 현 임원과 합심해 수차례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를 치러 올해 5월 이사회를 장악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최대주주 김상훈이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사태는 다시 악화됐다.

디딤이앤에프 임직원 입장문 일부. (사진=디딤이앤에프 홈페이지)

현재 디딤이앤에프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임원들에 대한 기업사냥꾼 의혹은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 1월 디딤이앤에프 임직원은 회사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최대주주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상훈 씨는 회사가 자금조달을 통한 재무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확보라는 맹목적인 목표달성을 위해 회사를 지속적으로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 안상현 일당과 연합”했다며 “최대주주라고 자임하는 사람이 기업 사냥꾼과 결탁하여 회사를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대주주 김상훈은 현 임원의 유상증자 실패에 새롭게 경영권 분쟁을 예고하고 의결권대리행사권유를 한 상태다.

현재 디딤이앤에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대은은 제3자배정 대상자인 어드벤쳐스1호조합 조합원이였다.

김상훈은 “본인은 김대은 대표이사와 안상현의 권모술수에 당했다”며 “’이번에는 된다 다음 번엔 꼭 될꺼다’ 이런 식으로 정말 7월 12일 유증일은 새로운 이사후보들까지 임시주총 안건으로 넣은 것을 확인까지 하였는데도 결국은 유상증자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권 전쟁 시즌2를 선포한다. 안상현의 이사진들 모두 이사회에서 사임하고 김대은 대표이사는 대표직에서 사임해야만 경영권 전쟁 시즌2가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디딤이앤에프가 유상증자에 실패하면서 상장폐지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사업연도 감사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올 3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으며, 이의신청을 통해 개선기간을 받은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회계연도 기준 완전자본잠식일 경우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며 “반기는 해당되지 않지만 올해 말에도 자본잠식이 계속되고 상장사의 이의신청에도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다면 정리매매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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