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건강이상설...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설 재부상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가 큰폭 상승
정의선 회장 지분 확보 및 순환출자 구조 고리 해소 난제

박소연 승인 2024.06.17 07:49 의견 0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망설에 그룹주 주가가 급등했다. 회사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대차그룹의 부폼 제조사인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45% 오른 23만8000원에,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는 5.23% 상승한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기업은 장중 25만3500원, 20만1000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증권가를 중심으로 정 명에회장의 사망설이 돌았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건강이상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시했다.

통상 그룹 총수가 사망하면 주가가 하락하는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정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에 현대차 그룹주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영향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현대차그룹 회장직에 올랐지만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중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1.86%를 보유해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장기적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4일 기준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0.32%), 현대차(2.67%), 기아(1.77%)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7.24%), 현대차(5.44%), 현대제철(11.81%)등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넘겨받고 현대모비스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서야 한다.

현대글로비스 또한 정 회장의 승계에 핵심이 되는 계열사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매각해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고 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에 매각해 해당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에 막히면서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은 사실 무근일 것"이라며 "현대모비스 이규석 CEO의 자사주 매입도 만약 정 명예회장이 위독한 상황이었다면 적절치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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