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조 클럽’ 1년새 ‘두 배’ 늘었다

'연 매출 1조' 백화점 5곳 -> 10곳
"보복소비의 일환 명품 소비 이어져"
국내 명품 시장 '세계 7위' 규모

최희진 승인 2021.12.22 11:28 | 최종 수정 2021.12.23 09:08 의견 0

연 매출 1조원 대를 기록한 국내 백화점이 1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명품 소비로 폭발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이 올해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곳에서 두배 늘어난 수치다.

기존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턴시티점, 롯데 본점, 롯데 잠실점, 현대 판교점에 더해 올해는 신세계 대구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명품관,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센터점 등 5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본점 매출도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 올해 1조원 클럽이 증가한 것은 명품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명품 소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제한에 대한 욕구도 한 몫 더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으며, 이 중 백화점 매출의 33%는 명품이 차지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15조8천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백화점 관계자는 “백신 접종자 비중이 늘며 소비심리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명품 소비를 즐기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데다, 올해 명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것이 매출 증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점포들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가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모두 유치했다는 점에서 명품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에 비해 점포 규모가 절반가량에 불과함에도 선제적으로 수립한 명품 전략이 주효하며 매출 1조원을 넘겼다는 평가다.

한편, 백화점 업계는 내년에도 명품 강화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신임 대표,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등 백화점 3사 수장 모두 해외 패션과 명품 부문에서 활약한 인물로, 각기 점포 재단장과 명품 카테고리 차별화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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