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B플러그에너지의 소액주주연대가 새로운 대주주를 맞기 위해 상장사 2곳과 교섭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 초까지 대주주 집단의 장내 폭탄 매도로 주가가 반토막 났다. 연대는 정상적인 상장사가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거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나설 시 우호지분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주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KIB플러그에너지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최대주주의 대량매도 등 주가 교란행위에 맞서 회사를 인수할 상장사 2곳과 교섭 중이다.
연대 관계자는 “대주주가 며칠 만에 장내 물량을 쏟아붓는 등 주가를 교란시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고 있다. 대주주가 교체되기를 희망한다. 정상적인 상장회사가 이 회사를 인수해 회사 경영을 정상화 시키도록 하기 위해 새로 나설 대주주의 우호지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상장사 2곳 정도와 교섭 중이다”라고 밝혔다.
연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1100만 주(지분 4.64%) 이상을 위임받았다.
KIB패밀리블라인드와 인수목적 주식회사 등은 지난해 5월 큐로그룹으로부터 이 회사 지분 전량(37.3%)을 약 520억원에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같은 해 7월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회사의 전신은 대경기계기술이다. 플랜트 열교환기, 압력용기 등 화학기계를 제조하는 회사로 198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06년 대경기계기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이듬해 큐로그룹의 큐캐피탈과 대한전선의 컨소시엄이 사모펀드 ‘국민연금07-1 기업구조조정조합QCP12호’를 구성해 약 2200억원에 경영권 지분을 매입했다. 출자금은 대한전선 1200억원, 국민연금 1000억원이다.
큐로그룹은 2018년 대경기계기술의 사명을 큐로로 변경하였으며, KIB패밀리블라인드는 지난해 큐로를 인수함과 동시에 큐로의 사명을 KIB플러그에너지로 변경했다.
하지만 KIB패밀리블라인드는 회사를 인수한 지 5개월 만에 기습적인 폭탄 매도에 나섰다.
KIB큐로인수목적제2차주식회사는 지난해 12월 28일 2553만4584주를 주당 780원에 장내매도했다. 이 회사는 장주호와 최해랑이 각각 지분 절반을 가진 공동대표로 있으며, 장주호 대표는 최해랑 대표를 불법매도 및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 위반 등으로 소송했다.
불과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30일 KIB큐로인수목적제1차주식회사가 459만2447주 전량을 주당 598원에 장내매도했다.
지난 1월 31일에는 KIB큐로인수목적제3차주식회사와 KIB큐로인수목적제4차주식회사가 각각 보유주식 전량인1495만166주, 1248만 주를 주당 386원에 장내매도했으며, 2월 2일에는 KIB에너지인프라홀딩스까지 주당 394원에 211만4374주 전량을 장내매도했다.
이 기간 주가는 700원 대에서 300원 대로 반토막 났으며, 최대주주인 KIB패밀리블라인드 외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8.85%로 쪼그라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대주주 집단의 사법리스크가 터졌다.
KIB플러그에너지의 실질적 사주로 알려진 김인석이 지난달 28일 2022년 거래정지된 코스닥 상장사 이즈미디어의 횡령·배임 피의자로 구속된 것이다.
김인석은 KIB플러그에너지의 실질적 지주사인 KIB에너지인프라홀딩스 대표 박수진(지분 46.75%)의 남편으로 알려져 있다.
연대 관계자는 “연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회사에 대한 감시”라며 “(KIB플러그에너지는) 아직까지 탄탄한 회사를 만나지 못해 주가가 좋지 않지만, 화공기기 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회사다. 열교환기를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맞춤 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1~2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축적된 노하우가 있어야 해 진입장벽이 높은 업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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