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여력 없다?...HD한국조선해양이 주주환원 외면하는 이유

3년 만에 흑자 전환... 배당 기대 커져
배당 가이드라인 제시...결국 배당 無
올해 배당 재개 기대

박소연 승인 2024.04.11 19:10 의견 0

HD현대그룹의 조선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10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가운데 올해 배당 지급 여부가 주목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사명을 쓰던 2013년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실적 악화로 배당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사측이 배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1조2962억원, 영업이익 2723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3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1449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HD현대 그룹사는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50% 수준의 배당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마찬가지다.

​이 배당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HD한국조선해양은 2023년 회계연도 기준 최소 905억원의 총배당을 지급해야 했다. 주당 배당금으로는 129원 수준이다. 회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015억원을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 배당 현황 [그래픽=HD한국조선해양]

회사는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수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주요 조선 계열사를 거느린 조선중간지주사다. ​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HD현대중공업과 3년 연속 적자 행진 중인 HD현대미포는 아직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HD현대삼호는 배당우선전환주식으로 꾸준히 배당을 진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삼호의 보통주 81.43%, 의결권부 참가적·누적적 우선주 15.15%를 보유 중이다.

​의결권부 참가적·​누적적 우선주의 연간우선배당률은 주당 발행가액의 연 2%로 수준이다. ​

​지난해 HD현대삼호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HD한국조선해양의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HD현대삼호는 ​지난해 매출 5조9587억원과 영업이익 301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조선업체 중 영업이익이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결국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HD현대삼호로부터 수취한 배당은 수십억원 수준이며, HD한국조선해양은 아직 배당 여력이 없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

다만, 올해는 다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가선박들을 중심으로 연간 계획 대비 2배 이상의 수주를 기록했고 수익성이 낮은 LNG선 수주도 없어 차별적인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제한적인 배당(전환우선주만 주당 1120원, 총 52억원)을 실시했으나 올해는 HD한국조선해양의 수취배당금이 911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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