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bhc와 차별화?.. 치킨값 동결 선언한 BBQ

bbq, '가격 동결' 발표
치킨 업계, "bhc와 차별화 두려는 움직임"
본사, "손해 각오하고 흡수할 것"

최희진 승인 2021.12.21 15:12 의견 0

BBQ가 bhc 가격 인상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5일 '가격 동결'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BBQ 나홀로 행보에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사진= 제너시스BBQ

BBQ가 15일 입장문을 통해 “당분간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며 “원재료비와 최저임금, 배달료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으나,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 인상 요인을 본사에서 부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3대 치킨 프랜차이즈로 함께 거론되는 교촌이나 bhc와는 상반되는 행보다.

앞서 지난달 교촌치킨이 가격을 500~2000원씩, bhc치킨도 20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렸다. 치킨 업계가 7~8년 만에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주요 치킨 메뉴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BBQ의 가격 동결 선언에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BBQ가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가장 많다. BBQ가 가격 동결을 선언한 시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bhc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는 이유에서다.

BBQ가 bhc와는 차별화된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BBQ가 가격 동결을 선언하면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가격 인상 요인이 많다는 사실이 분야별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BBQ의 차별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본다.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 선언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대선 정국까지 맞물려 있는 데다 이미 선언한 것이 있어 단기간 내에 인상에 나설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BQ도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BBQ가 버티는 기간 동안 가맹점주들도 함께 견뎌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BBQ 관계자는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연말연시 홈파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오르지 않은 가격으로 치킨을 제공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 본사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본사가 손해를 각오하고 흡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BBQ의 자신감은 웹 예능프로그램 '네고왕'에서 쌓아 올린 이미지에서 찾을 수 있다. 윤홍근 제네시스BBQ 회장은 지난해 '네고왕'에 직접 출연해 친근하고 호탕한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윤 회장이 네고왕 출연 직후 자사 앱 가입자 수는 기존 30만 명에서 255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매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BBQ는 지난해 매출 3256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BBQ앱 가입자는 3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사앱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가맹점의 수익성도 좋아진다. 가맹점주는 '요기요',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이 아닌 자사앱을 통해 주문이 이뤄지면 배달앱 업체에 주는 주문 액수의 10% 정도 중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BBQ는 꾸준히 증가하는 자사앱 이용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BBQ는 앞으로 동행위원회(점주협의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가격정책을 결정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