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증권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내달 3일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이 앞다투어 증시부양 공약을 내고 있어, 정책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증권회사들이 올 1분기 호실적을 알리자 상승세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RX증권지수는 28.5% 상승했다. KRX증권지수는 지난달 11일 735.84에서 전일(12일) 945.82로 올랐다.
이 기간 신영증권의 주가 상승률은 42.1%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상승률은 38.1%였으며, 키움증권(29.5%), 한국금융지주(29.2%), 유진투자증권(26.1%), 삼성증권(24.4%), NH투자증권(23.4%)도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신증권(19.8%), 한화투자증권(12.9%), SK증권(11.3%) 등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매수세도 들어왔다.
이 기간 SK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외국인 순매수량은 각각 224만 3302주, 167만 6950주로 전체 종목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량 상위 30위 내에 자리 잡았다.
그 외 각 증권주의 외국인 순매수량은 유진투자증권 79만 4732주, 유안타증권 58만 5119주, 삼성증권 48만 9964주, 키움증권 5만 4877주 등이다.
이는 6·3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증시 부양 공약을 내자,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배당소득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연간 5000만원까지 배당소득세를 폐지하고, 이를 넘는 부분은 20% 수준의 분리 과세로 징수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상법개정, 자사주 원칙 소각 등을 통해 ‘국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투명성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증권회사들의 탄탄한 실적도 뒷받침됐다.
증권회사들은 올 1분기 금리 인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완화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분기 전년동기대비 2배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4254억원, 271억원, 19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2%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06.2%, 89.3% 늘었다.
미래에셋증권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6조 526억원, 3461억원, 258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8.0%, 53.1% 늘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8.4% 증가한 3조 6600억원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2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신증권의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로 113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11.2% 증가한 수치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 증권업종의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전년대비 완화되는 가운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IB수수료수익, 운용손익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 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로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받은 증권회사들이 내년부터 IMA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융당국이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올 3분기 발행어음·IMA 사업자 지정접수를 하고 연말에 신규 사업자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자들은) 오는 2026년 업무를 개시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자금조달 수단과 이자손익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