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확대로 자금수혈이 간절한 DGP가 대주주의 평판 악화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실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거래소로부터 벌점을 받을 예정이며, 벌점이 8점 이상일 경우 주식 거래는 정지된다. 여기에 주총결의 취소의 소 등 경영권 분쟁도 예상돼 악재가 겹쳤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 코스닥 기업 DGP는 지난달 28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DGP주주연대 대표는 “그로우스앤밸류펀드의 이미지가 사기꾼급으로 나빠져 아무도 돈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우스앤밸류펀드는 DGP 지배구조 상위에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DGP 지배구조는 오경원 부회장(100%)→그로우스앤밸류펀드유한회사(24.88%)→그로우스앤밸류13호투자조합(6.31%)→CBI(15.1%)→DGP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유상증자의 대상자였던 피이닉스 1·2호 조합의 지분율 100%는 각각 그로우스앤밸류피이닉스와 이훈이 가지고 있다.

그로우스앤밸류는 과거 비덴트, 에이프로젠, 폴라리스세원, 아이텍, 넥스트사이언스 등 경영실적과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 투자해 주식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DGP가 매년 적자를 봐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2년 28억 3739만원에서 지난 2023년 47억 5519만원, 지난해 50억 610만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회사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동일한 대상자에게 다시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상증자 철회에 따라 한국거래소로부터 벌점 폭탄을 받을 위험도 생겼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법인이 8점 이상의 벌점을 부과받은 경우, 1일간(매매일 기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또한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상장폐지 가능성에 놓이게 된다.

거래소의 불성실공시 공시규정 제28조 공시번복 전면취소 부인에 따르면 유상증자 주금 전액 미납입으로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 경우 ‘공시번복’ 사유로 봐 벌점을 부과한다.

벌점은 통상 1~5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별 경중에 따라 7점 이상의 벌점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지난달 금양은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해 공시번복을 이유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으며, 벌점 7점과 공시위반 제재금 7000만원을 부과받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벌점의 경우 위반의 중요성, 동기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감경·가경 사유가 있어 정확히 얼마가 부과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DGP는 지난 2023년 1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유통주식수의 23.94%(604만4904주)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발행예정금액은 7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당 유상증자는 9차례에 걸친 정정공시를 끝에 철회됐다. 지난해 8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2점 대신 공시위반제재금 800만원을 대체부과 받은 이후에도, 4차례 더 정정공시를 낸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제28기 DGP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 오경원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나경 기자)

경영권 분쟁도 예상된다. DGP 주주연대가 지난달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 주총결의 취소의 소를 예고하면서다.

DGP는 지난달 정기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오경원·이호준·함상옥·성봉두 재선임의 건 ▲사외이사 한동영·안철현 재선임의 건 ▲감사 이성수 재선임의 건 등을 가결하며, 기존 이사회 구성원을 유지시켰다.

해당 이사회 구성원들은 그로우스앤밸류의 관계자들이다. 오경원 부회장은 그로우스앤밸류펀드유한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이호준 사장, 성봉두 부사장, 장육 상무 역시 그로우스앤밸류13호투자조합의 특수관계인이다.

오경원 부회장과 이호준 사장, 성봉두 부사장, 장육 상무는 각각 CBI 대표이사, 사장, 부사장, 상무를 겸임하고 있다.

2일 기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결집된 DGP 지분율은 17.76%(448만6526주)로 최대주주 CBI 지분율(15.1%)을 넘어섰다.

DGP 주주연대 대표는 “해당 주총결의를 취소하고 임시주총을 개최해 사내·외 이사 3인과 검사 2인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