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P가 오는 28일 발행주식총수의 24%에 가까운 신주를 발행한다. 지배주주 우호 세력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서다. 경영진 견제를 위해 감사 선임을 노리고 있는 DGP 주주연대는 유상증자 이전에 현 경영진의 재선임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GP는 오는 26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다뤄지는 주요 안건은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 오경원 부회장·이호준 사장·성봉두 부사장·장육 상무와 사외이사 한동영·안철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 이성수를 재선임에 대한 안건이다.

이에 주주연대는 모든 의안을 부결시켜 현재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대는 “감사 재선임 부결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이달 3월 임기가 끝나는 감사를 재선임시키지 않고, 추후 개최되는 임시주총에서 감사 2인을 주주제안하여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감사는 각각 회계감사와 경영감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연대의 목표는 경영권 싸움이 아니다. 경영이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감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DGP의 경영진은 그로우스앤밸류 주요 관계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DGP 경영진을 그로우스앤밸류 주요 관계자가 차지한 것은 2022년 9월 CBI가 150억원 규모의 DGP전환사채를 인수한 후, 임시주총을 열어 경영진을 오경원 부회장, 이호준 사장, 성봉두 부사장, 장육 상무 등으로 구성하면서다.

이후로도 DGP의 지배주주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활용하여 지분율을 확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9월 대표이사가 오경원으로 변경된 이후 지난 2023년 2월 CBI를 대상으로 104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했으며, 같은 해 4월 80억원, 2024년 2월 181억원 규모의 제3자 지정 콜옵션이 가능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DGP 지배구조는 오경원 부회장(100%)→그로우스앤밸류펀드유한회사(24.88%)→그로우스앤밸류13호투자조합(6.31%)→CBI(15.1%)→DGP로 구성되어 있다.

오경원 부회장은 그로우스앤밸류펀드유한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이호준 사장, 성봉두 부사장, 장육 상무 역시 그로우스앤밸류13호투자조합의 특수관계인이다.

오경원 부회장과 이호준 사장, 성봉두 부사장, 장육 상무는 각각 CBI 대표이사, 사장, 부사장, 상무를 겸임하고 있기도 하다.

연대는 “잦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로 주식 수가 늘어나며 주가 하락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로우스앤밸류는 과거 비덴트, 에이프로젠, 폴라리스세원, 아이텍, 넥스트사이언스 등 경영실적과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 주로 투자해 주식 시세 차익을 얻었다.

이 기업들은 잦은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로 외부자금 조달이 이루어졌으며, 상호변경과 최대주주 변경으로 최대주주가 조합이나 펀드, 정체를 알기 어려운 비상장사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주가 급등락도 빈번했다.

DGP 주가는 역시 지난 2023년 5월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주식병합 이후에도, 주식병합 이전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주가는 병합에 따른 매매거래정지 전날인 지난 2023년 5월 11일 502원에서 거래정지 후인 같은 해 6월 1일 6430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796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지난 20일 종가 기준 908원으로 동전주가 됐다.

최근 3년간 DGP 주가추이. (사진=한국거래소)

연대는 오는 4월 상장예정인 제3자배정 유상증자 이후로는 경영진을 견제할 방도가 없다고 강조한다.

DGP 이사회는 지난 2023년 11월 70억원에 가까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기 때문이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피이닉스 1·2호 조합이다. 해당 조합의 지분율 100%는 각각 그로우스앤밸류피이닉스와 이훈이 가지고 있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오는 28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17일이다.

발행되는 신주의 수는 604만4904주로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23.93%에 달한다.

연대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반영시키지 못하면 앞으로는 더 이상 지분율 싸움의 기회가 없다”며 “오는 28일 유상증자 물량이 회사 측 우호지분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