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급반등하면서 기존 주주와 일반 투자자의 청약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7.39% 상승한 19만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주가 상승은 테슬라 주가 강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업무 복귀를 예고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고 이 영향으로 국내 2차전지주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총 1조72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행 주식 수는 1182만1000주, 증자 비율은 16.8%이다. 조달금은 미국 GM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 증설, 헝가리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1차 발행가액을 주당 14만6200원으로 잠정 확정했다. 최종 발행가액은 5월 16일, 구주주 청약일 3거래일 전에 결정된다.
[그래픽=챗GPT]
현재 주가(19만400원)와 비교할 때 할인율은 약 23%로 청약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수준이다. 유상증자 청약에서 통상 10~20%의 할인율이 적용되는데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할인율이 클수록 청약 참여 유인은 높아지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일반공모 투자자 비중이 커질 경우 상장 후 매물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위험도 있다.
따라서 기존 주주들의 청약률이 높아질수록 주가 안정성은 더욱 확보된다. 기존 주주는 지분 방어와 중장기 투자 목적이 강해 단기 매도 가능성이 낮은 반면 일반공모 참여자 중 상당수는 시세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유상증자를 흥행시킨 기업들을 보면 발행가 대비 높은 할인율과 기존 주주의 높은 청약률이 주효했다.
지난해 3월 유상증자를 진행한 LG디스플레이의 발행가액은 9090원이었고, 당시 주가 1만800원 대비 할인율은 15.83%였다. 구주주·우리사주 청약에서 104% 청약률을 기록했고 일반공모 경쟁률은 827대 1에 달했다.
같은 해 4월 대한전선은 신주 발행가 7460원, 주가 1만1790원으로 할인율이 36.73%에 달했다. 구주주 청약률은 105.39%에 이르렀다.
삼성SDI는 전체 물량 중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임직원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유상증자 흥행 여부에 직결될 수 있다.
최종 발행가액은 1차, 2차 산정 가격 중 더 낮은 쪽으로 확정된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1차 발행가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일반공모로 전환되며, 그 물량은 청약률에 따라 달라진다. 삼성SDI는 실권 물량에 대비해 주관사와 잔액 인수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0.6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최근 증시 분위기가 다소 부정적이더라도 유상증자 청약이 미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 계열사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풍문 때문에 청약 미달설이 제기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