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세종메디칼)
의료기기 관련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이 또다시 상장폐지 위험에 빠졌다. 2023사업연도 차기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며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유동비율을 개선했지만, 적자 폭이 커지는 등 재무 악화로 이번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놓이게 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7일 세종메디칼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202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자기자본 50%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이유다.
이 회사는 지난 2023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감사의견 관련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지만, 지난달 31일 차기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이번엔 상장격적성 실질심사 아래 놓이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89억 5223만원, 영업손실 4억 7221만원, 당기순손실 721억4426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당기순손실 폭이 202% 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4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는 감사의견 ‘적정’과 별도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됐다.
현대회계법인은 세종메디칼 202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회사의 당기순손실 금액은 710억2100만원이며, 같은 기간 누적결손금은 1550억8100만원에 달한다”며 “이러한 상황은 연결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란 회사가 1년간 운영하기 힘들 정도로 현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러하자 세종메디칼은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전환사채를 만기 전에 취득해 소각하는 방법으로 부채를 줄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5회차, 7회차, 9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만기 전에 취득해 소각했다. 해당 사채의 권면 총액 합만 460억원이다.
이에 따라 유동부채는 지난 2023년 873억4540만원에서 2024년 131억8599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유동부채가 줄어듦에 따라 유동성도 개선됐다. 이 회사의 유동비율은 2023년 14%에서 2024년 117%로 개선됐다.
유동비율 100%는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끌어모으면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를 모두 갚을 수 있다는 뜻이다.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않으면 유동자산을 끌어모아도 유동부채를 갚지 못해 부도나 자본잠식 위험에 빠질 수 있는데, 지난해 유동비율이 100%를 넘으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된 것이다.
세종메디칼은 거래재개 과제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는 지배주주 변경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실질심사에서 영업·재무상황 등 기업경영의 계속성뿐 아니라, 지배구조·내부통제제도·공시체제 등 경영투명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현재 세종메디칼의 지배구조 꼭대기에는 주가조작 관련 유죄를 선고 받은 인물들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메디칼 지분구조는 신재호(100%)→국도상사(5.93%)→비에스제이홀딩스(6.85%)→세종메디칼이다.
신재호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홈캐스트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홈캐스트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지난 2018년 2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비에스제이홀딩스 대표이사인 이창현 대표 역시 지난 2023년 6월 에디슨모터스 주가 조작 일당 수사와 관련해 구속됐다.
이와 관련 세종메디칼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의 전반적인 회사 자료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실질심사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최대주주가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 회사에서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