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사진=네이버증권)

한국금융지주 주가가 4월 이후 20% 넘게 급증했다. 지난 3월 말 7만 3000원으로 거래가 끝났던 이 회사 주식은 12일 8만 8000원까지 상승했다.

올해 큰 폭의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지난 2023~2024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과 해외 부동산 손실 등 비경상적인 실적 악화 요인들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5811억원, 2024년 4462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와 관련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과 환차손의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증권업 내 가장 큰 폭의 이익 회복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별도 자본이 8조원을 넘어 종합투자계좌(IMA)를 가장 먼저 인가받는 회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MA는 은행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예탁금을 회사채, 기업대출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붙여 되돌려주는 계좌다.

IMA 인가를 받으면, 증대된 자본력으로 운용자산을 확대해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IMA 인가 이후 자본의 1500%까지 자금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대출채권 추가 한도로 자본의 100%를, 발행 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의 경우 발행어음 추가한도로 자본의 200%를 부여받는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제고방안’에 따라, 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를 대상으로 하는 IMA 사업을 인가받으면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 한도로 자본의 1100%, IMA를 위한 추가 한도로 자본 100%를 부여받게 된다.

◆ 주주환원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20.2%로 경쟁사인 △NH투자증권 52.5% △삼성증권 34.8% △미래에셋증권 34.4% △키움증권 34%보다 현저히 낮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1조 클럽에 진입했음에도,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결산 배당 외 별도의 주주환원을 하지 않고 있다.

아직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자사주 매입·소각도 없었다.

지난해 결산 배당총액은 2327억원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국투자증권 본사 건물. (사진=한국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는 국내 최초로 증권사(한국투자증권)가 중심이 된 금융지주사다.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대부분의 이익이 발생한다.

지난해 한국금융지주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459억원이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1189억원이었으며, 한국투자파트너스(-284억원)와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17억원)는 적자를 냈다.

그 외 자회사인 한국투자저축은행(480억원), 한국투자캐피탈(235억원), 한국투자부동산신탁(119억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160억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79억원), KIARA Advisors(3억원)의 영향도 미미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9조7000억원 수준이다.

2022~2024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8.1%(2023년 일회성 배당금수익 제외), 영업순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9% 대로 사업경쟁력이 우수한 편이다.

지난해 말 순요주의이하자산/자기자본 비율도 3.4%로 동종업계(9.8%) 대비 낮아 자산건선성도 양호하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지배구조

(사진=한국금융지주)

이 회사의 지배구조는 김남구 회장(20.70%)→한국금융지주(100%)→한국투자증권으로 구성돼 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김남구 회장으로, 김남구 회장 1인의 오너 경영체제다. 김 회장이 한국금융지주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자회사·손자회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다.

그 외 대주주로는 국민연금(10.48%), Orbis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6.68%) 등이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시초는 동원그룹이다. 동원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동원증권 등 그룹 내 금융계열사가 분리돼 2003년 한국금융지주(당시 동원금융지주)가 설립됐으며, 이듬해 한국금융지주는 동원그룹에서 분리됐다.

이 때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계열사를 물려받았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진=한국금융지주)

김남구는 지난 2005년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1963년생으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과 조덕희 씨 사이의 2남 2녀 가운데 장남이다.

서울 경성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경영관리 전공, 2015년 중국 칭와대 E-MBA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동원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대리로 입사한 후 채권부, 기획실, 뉴욕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후 동원증권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했다.

2003년 동원금융지주(현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이듬해 동원증권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2005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에 올랐으며, 같은 해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1년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며 지주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2020년 한국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단에 합류했다.

주주들의 밸류업 공시 요구에도 성장을 강조하며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가부양책을 비롯한 밸류업이라는 게 배당보다는 성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 계획에 대해서는 “임직원 인센티브를 위한 스톡옵션 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계속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아직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리스크 문제가 잔존한다는 분석도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일부 부동산 PF 대출의 경우 환율 변동으로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부분도 있지만, 비부동산이나 해외 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손실은 이미 영업외손실로 반영된 영향이 크다”며 “충당금 잔액이 줄어든 것만으로 실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 선수 한 마디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경쟁사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로 인해 소외됐으나, 연내 IMA 사업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본 유보를 통한 북 비즈니스 확대 전략을 재평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높다는 점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왔으나, 1분기에도 PF 관련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 PF 관련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