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사태 장기화로 SK텔레콤의 고배당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 가입자 수 2300만명으로 통신 3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KT는 약 1500만명, LG유플러스는 약 1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주는 경기 불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어 대표적인 방어주로 꼽힌다. 이는 통신 산업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구조이고, 대부분의 수익이 장기계약을 통해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러한 산업 특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 왔으며 이에 따라 고배당 정책도 유지해왔다.
실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은 각각 17조3050억원, 17조6085억원, 17조9406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조6121억원, 1조7532억원, 1조8234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9.32%, 9.96%, 10.16%로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024~2026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공시했다.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은 각각 79.33%, 70.01%, 60.28%를 기록했으며, 현금배당수익률은 7.00%, 7.07%, 6.41%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2024년 기준 34.74%)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이번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해 수익성에 악영향이 불가피해지면서 고배당 정책이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 비용, 법적 대응 비용, 과징금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고객에게 유심을 무상 교체해주고 있으며, 7일 기준으로 107만명이 교체를 완료했다.
아울러 기존 가입자의 이탈도 가시화되고 있다. 해킹 사고가 공개된 4월 22일부터 5월 6일까지 약 24만8069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징금 역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전년도 매출의 최대 3%까지 부과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이 약 18조원에 이르는 만큼 최대 54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신영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6월까지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제한된다고 가정하고, 일평균 5월 1만5000명, 6월 5000명의 이탈을 반영하면 올해 연간 실적 감소분은 약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일회성 유심 교체 비용은 1000만명이 가입자당 4000원 원가의 유심을 교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4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징금은 전체 매출의 3%까지 가능하지만, 위법 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은 제외될 수 있으며 위반 정도에 따라 감경도 가능하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과도한 수준으로 부과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통신사 주가는 실적, 규제, 주주환원 여부에 좌우되는데 총 재무적 부담이 1~2000억원 수준이라면 현재의 주주환원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주주환원정책의 개별 실행 방안은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승인 등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며 향후 경영환경 및 시장상황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배다 조정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