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제주은행 최근 1년간 주가추이. (사진=네이버증권)

제주은행 주가가 최근 9거래일 동안 56.71% 치솟으며 고공행진 하고 있다. 디지털뱅킹으로의 전환이 기대되면서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관련 유가증권 상장사 더존비즈온이 제주은행 2대주주에 오른다는 공시가 발표된 지난 18일, 제주은행 주가가 하루 만에 28.62% 급증했다.

더존비즈온은 제주은행 지분 14.99%를 취득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가 보유할 수 있는 지방은행 지분 15% 수준에서 최대한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다. 더존비즈온은 제주은행 보통주 566만9783주를 570억원에 취득하며, 주식 취득예정일은 25일이다.

더존비즈온과 제주은행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서로 상부상조할 전망이다.

우선 제주은행은 디지털뱅킹 전환을 통해 지방에 한정된 영업환경을 전국구 비대면 영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

여기에 기업금융 시장도 기대된다. 기업의 자금관리, 회계 등을 책임지는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에 은행 서비스를 결합시킬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더존비즈온 역시 이 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신용평가데이터 모델을 발전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 주주환원

제주은행은 아직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금융상장사다.

매년 기말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100원을 지급한다.

배당금 공시 이후 배당기준일을 정하는 ‘선(先)배당 후(後)투자’ 제도를 시행 중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사진=제주은행)

제주은행은 1969년에 설립된 제주특별자치도 지방은행이다.

2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으나, 197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여러 차례의 유상·무상증자를 통해 1989년 수권자본금 500억원, 납입자본금 265억원으로 성장했다.

1990년 2월 영업구역을 제주특별자치도와 부산광역시 및 서울시 3개 점포 등으로 확대했다.

2001년 신한지주에 인수된 후 이듬해 5월 신한지주 자회사에 편입됐다.

1996년부터 신한지주에 인수되기 전까지 제주도 수금고를 도맡고 있었으나, 2022년부터 제주도 수금고에 제한경쟁방식이 도입됨에 따라 농협에 1금고자리를 뺏겼다.

올해부터 오는 2028년 말까지는 2금고를 담당한다.

제주 지역 내에서 28%에 달하는 높은 수신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지배구조

제주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75.31%의 신한지주다.

단순 지배구조는 국민연금공단(8.22%)→신한지주(75.31%)→제주은행으로, 국민연금공단이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다.

다만, 신한지주의 경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보다 재일교포 그룹인 간친회의 영향력이 더 크다.

간친회 회원 약 5000여명은 신한지주 약 지분 17%를 가지고 신한지주 내에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이희수 제주은행장. (사진=신한지주)

이희수 전 신한저축은행 사장이 올해 제주은행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수익성이 악화된 제주은행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 입행 후 기관그룹 부행장보, 영업그룹 부행장보 등을 역임했다. 2021년 1월 신한저축은행 사장으로 승진했다.

저축은행 사장 시절 은행계 저축은행 중 수익성 및 건전성 1위를 달성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이희수 은행장은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삼다삼무(三多三無)’의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며 “삼다는 제주은행이 반드시 가져야 할 것, 삼무는 반대의 상황으로 재해석했다. 스캔들과 두려움, 한계를 없애는 다양한 경영을 시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기간 성장의 과정에서 소홀하게 된 금융의 기본을 되찾겠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기본을 확립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혁신은 불가피하다. 조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고객의 금융 니즈에 부합한 디지털 중심의 변화를 촉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2024년 말 제주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사진=제주은행)

제주은행은 부동산시장과 관광경기 중심의 제주 경기와 연동된 대출채권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경기민감도가 높다.

이에 따라 2023년 제주도의 부동산 경기 위축 및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관광산업 부진이 건전성 및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기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 은행의 기업여신 고정이하비율은 2023년 말 0.98%에서 지난해 말 1.3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역시 0.98%에서 1.18%로 늘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제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28억원에서 2023년 51억원으로 급감했다.

◆ 선수 한 마디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은행은 570억원 전액을 디지털 뱅킹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며 “신한금융그룹과 더존비즈온이 수년간 준비해 오던(테크핀레이팅스 포함) 디지털 사업의 판이 더 커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