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실적과 신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엘리베이터는 6만9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인 7만1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 초(1월10일, 4만7350원) 대비 주가가 50% 가량 올랐다.
회사는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8853억원, 영업이익 225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가 10.9%, 173.2% 오른 실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승강기 교체물량과 정기보수 유상대수 증가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에 따른 매출원가율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30년 매출 5조원'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30년 매출 5조원, 해외매출비중 5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핵심사업 중 하나인 '버티포트(Vertiport)' 개발에도 본격 나서는 등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관련 생산·판매·설치 및 유지보수, 물류 자동화 및 IT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관광 숙박업, 여행 및 건설업, 금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승강기 관련 사업이 2024년 말 기준 전체 매출액의 약 74.26%를 차지했다. 주요 매출처로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있다.
국내 3대 승강기업체는 현대엘리베이터를 포함해 티케이 엘리베이터 코리아, 오티스 엘리베이터 코리아가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기준 37.4% 국내 시장점유율을 선점했다.
용도와 건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승강기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50층 이상의 초고속 엘리베이터(THE EL 1080, THE EL Duo), 고속 엘리베이터(i-XEL), 중저속 엘리베이터(LUXEN, NEW-YZER, N:EX), 특수 엘리베이터(전망용, 병원용, 선박용) 등이 있다.
해외제품보다 기능과 안전성에서 월등한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핵심부품인 영구 자석형 동기전동기를 자체 개발하였으며, 국산화에 성공했다. 또한, 분속 240m, 24인승 엘리베이터급에 이어 360m·600m·1080m급을 개발 완료했다.
아울러 에너지 절감률이 30% 이상이며,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설명이다.
권상기의 무게와 부피를 각각 35%, 60%까지 축소시키고, 안전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하는 유럽규격(EN81)에도 적합한 듀얼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택해 안전성을 한차원 향상시켰다.
에스컬레이터는 안전성과 승차감이 대폭 향상된 밀레니엄 에스컬레이터를 개발 완료해 판매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카자흐스탄에서 100m길이의 최장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바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최고경영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현대그룹]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다.
현 회장은 1955년 생이다.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4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사회학 석사,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성개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한 정몽헌 회장이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면서 현대그룹 회장에 올랐다.
현대그룹은 1999년 대북사업 전담회사인 '현대아산'을 설립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개발 등 남북 경제협력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2008년 이후 사업이 중단됐지만, 2018년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을 출범시키며 사업 재개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2003년 헌대엘리베티어 2대 주주인 쉰들러와의 장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했다. 현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도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핵심 가치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 17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해외 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승강기 시장은 오티스, 코네, 슈인들러, 히타치, 미쓰비시 등 글로벌 빅5가 과점하고 있다.
현 회장은 20여년간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두고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와 지속적으로 분쟁을 벌여왔다.
쉰들러는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발생한 파생금융상품 계약 손실을 문제 삼아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23년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약 17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 판결로 현 회장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배상금을 납부해야 했고, 쉰들러는 지분 매각,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공격 등으로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현 회장은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를 백기사로 동원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디.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각하는 추세이며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9.94%로 2022년 15.50% 대비 크게 줄었다.
◆ 선수 한 마디
증권가는 2년 내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익성이 크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간 핵심 원재료 가격은 41% 하락한 반면, 판가는 50% 상승했다"며 "판가 전가가 시작됐고 턴어라운드 초입에 진입했다"며 "부동산 시장 부진은 신규 설치 대비 마진이 3배 높은 유지 보수 성장으로 상쇄하고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홀딩스가 보유한 유일한 계열사가 현대엘리베이터이며 자금 상환을 위한 배당 의존도가 높다"며 "상당 기간 현재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