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메리츠금융지주 최근 1년간 주가추이. (사진=네이버증권)

메리츠금융지주 투자자 4명 중 1명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매도 재개일인 지난달 말부터 전일(16일)까지 전체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 25.0%를 기록하며 공매도 상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건전성 악화 우려를 받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2022년 1.2%에서 2023년 1.9%, 지난해 3.2%로 늘었다.

2023년부터 부동산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함에 따라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1조2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대상 기업대출이 요주의이하 여신으로 분류되며 건전성이 추가로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당 기업대출에 대해 홈플러스 주요 점포를 담보로 한 신탁의 1종수익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담보권 실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약 여건 등 일부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주환원

(사진=메리츠금융지주)

지난해 7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수익을 늘리고 자본 배치를 효율적으로 해,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환원 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5개년 당기순이익 연평균 성장률(CAGR)을 28.2%까지 높이고, 5개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22.5%, 자기자본비용(COE) 8.3%를 달성할 계획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9.8% 늘었다. 같은 기간 ROE는 23.4%, COE는 10%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53.1%이며, 총 주주수익률(TSR)은 78.3%다.

이 회사는 지난달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서기도 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체결한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이 지난달 만료됨에 따라, 계약기간에 매입한 5002억원 규모의 자사주 609만941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는 자회사의 경영관리와 이에 부수하는 업무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순수지주회사다.

지난 2011년 3월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해 국내 최초의 보험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주요 자회사에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 증권, 메리츠대체투자운용 등이 있다.

순수지주회사로서 주 수익원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과 브랜드사용료 수수료 수익 등이다.

2023년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며 배당수익이 늘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배당수익은 지난 2022년 메리츠화재 446억원, 메리츠증권 441억원이었으나, 이는 2023년 메리츠화재 53억원, 메리츠증권 3370억원, 지난해 메리츠화재 7888억원, 메리츠증권 5097억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연결기준 실적은 주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수익성과 연동되고 있다.

메리츠화재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2년 8683억원에서 2023년 1조567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105억원으로 전년대비 9.2% 늘었다.

메리츠증권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2년 6960억원에서 2023년 5900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6960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에 들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지배구조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조정호 회장 외 특수관계인(51.57%)→메리츠금융지주(100%)→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다.

조정호 회장이 지주사 지분 절반을 가지고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구조다.

조정호 회장은 한진그룹의 막내아들이다.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조중훈 회장이 2002년 별세한 후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증권), 한불종합금융 등 금융 3사를 물려받아, 현재의 메리츠금융그룹으로 키웠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23년 지배구조 개편을 거쳐, 자회사를 모두 상장폐지하고 상장사로 지주사만 남기는 '원 메리츠(One Meritz)'와 주주환원 강화를 실시했다.

지난 2023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두 회사 주식 전부를 지주회사로 이전하고, 두 회사 주주에게 지주회사 신주를 배정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했다.

같은 해 2월과 4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각각 상장폐지하며, 메리츠금융그룹의 상장사는 지주사 1개만 남게 됐다.

이에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2023년 4만원 대에서 지난달 12만원대까지 고공 행진했다.

지난달 6일에는 조정호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가치가 12조4334억원에 도달하며, 기존 국내 주식 부자 1위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뛰어넘기도 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진=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는 소유와 경영 분리를 내세우며, 전문경영인에게 임기 안정을 보장하고 전권을 일임하고 있다.

김용범 부회장이 지난 2015년부터 10년 넘게 메리츠금융지주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대한생명 증권부 투자분석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CSFB증권, 삼성화재, 삼성투자신탁운용, 삼성증권 등에서 이력을 쌓았다.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 최고재무관리자(CFO) 전무로 메리츠금융그룹에 합류했다.

김용범 부회장의 보수는 금융권 보수 1순위로 알려져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말 스톡옵션 99만 주를 행사해 814억원을 받았으며, 여기에 같은 기간 상여금을 더한 보수 832억7000만원도 추가로 수령했다.

◆ 숨겨진 베네핏을 체크하자

메리츠금융지주가 실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침에 따라, 실적만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락이 방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김용범 부회장은 지난 2월 컨퍼런스 콜에서 “향후 2~3년 이내에 연결 당기순이익 3조원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 선수 한 마디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조3645억원이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하여 그룹 전체 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약 1조2000억원에 대한 이자수익 감소를 약 1000억원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동산담보신탁에 대해 원금의 120% 규모로 수익권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원금 회수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나, 이자수익 감소 및 충당금 설정에 따른 이익 훼손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