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재무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가운데 이후 유상증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억9640만4254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무상감자 실시 후 자본금은 9820억2127만원에서 1964억425만원으로 감소하지만, 감소된 금액(7856만1702만원)만큼 감자차익이 발생해 자본총계는 변동되지 않는다. 감자 전·후 주식수의 변동도 없다.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 결의로 의결되면 4월 10일부터 5월 8일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신주는 5월 9일 상장될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연결 기준 결손금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조1170억원, 2023년 1조1453억원, 지난해 3분기 1조1100억원 기록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결손금이 1조원 이상 누적된 이유는 누적된 적자 때문이다"며 "과거 두차례 법정 관리를 겪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KG모빌리티는 구 쌍용자동차 시절 2016년 4분기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동안 누적 손실이 약 1조2400억 원에 달했으며, 2021년 말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무상감자는 주주들에게 금전적 보상 없이 액면가만 줄이는 방식으로, 발행된 주식 수는 변하지 않고 액면가만 낮아진다.

무상감자 이후 줄어든 자본금은 '감자차익'이라는 별도의 회계 계정으로 옮겨진다. 7856억원의 감자차익으로 결손금 1조1109억원이 상쇄돼 결손금이 3253억원으로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대규모 결손금이 감소해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기업의 신용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투자자에게 재무적 어려움의 신호로 인식되어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이날 KG모빌리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11% 하락한 38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KG모빌리티가 무상감자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무상감자 후 결손금 보전을 위한 후속 조치로 유상증자를 선택한다. 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추가 자금 확보를 통해 기업 정상화와 신사업 추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지난 2021년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고, 자본금도 192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이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2100억원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대한전선 또한 2021년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를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이후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약 5000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상감자는 회계상 자본 항목 내의 구성을 바꾸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유상증자가 필요하다고 단정하기는 애매하다"며 "지난해에는 글로벌·내수 시장 모두 좋지 않아 차량 판매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올해 신차 출시 이후 판매량 확보와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 여부를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유상증자 관련해선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