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3만원을 넘어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3만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3만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6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장중 한 때 3만5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원자력발전과 가스 터빈을 중심으로한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2024년 실적 및 사업전망을 발표하고 향후 3년간 원자력과 가스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한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는 10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수주 규모보다 3조6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 또한 대폭 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7조4000억원보다 12.16% 줄어든 6조50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2436억원보다 53.20% 늘어난 3732억원으로 제시했다.
기존에는 3년간 원자력과 가스에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투자 재원을 1조3000억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미래성장동력인 대형원전, SMR, 가스터빈 등에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 재원은 최근 두산스코다파워의 체코 상장 구주매출을 통해 1100억원의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이에 더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일환으로 비핵심자산의 매각도 추진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설비를 제작하고 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원자력, 화력, 해수담수화 플랜트, 환경설비, 연료전지 같은 다양한 에너지 관련 기자재를 제작해서 국내외 플랜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화력발전 분야에서 핵심 설비를 제작하고 공급하고 있다. 원전의 경우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펌프 같은 핵심 장비뿐만 아니라 핵연료 취급 설비, 운반 용기(Cask), 원자로 계통 보조기기까지 제작하고 있다. 화력발전 분야에서는 스팀 터빈과 가스 터빈 같은 핵심 주기기를 공급하고 있다.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해수담수화 플랜트도 공급하고 있다. 다단증발법(MSF), 다중효용증발법(MED), 역삼투압법(RO) 같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턴키 방식으로 해수담수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플랜트의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공,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EPC 사업도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설비 소재뿐만 아니라 선박, 제철, 금형 공구강 등 다양한 산업설비용 대형 주단조품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발전소, 원전, 조선업 등에서 사용되는 특수 소재의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해 가스터빈, 풍력, 태양광, 수소,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 중이다. 특히, 대형 원전뿐만 아니라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형원전(SMR)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이 이끌고 있다.
박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196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햇다.
1988년 동양맥주 입사를 시작으로 매켄에렉슨 하쿠호도·월드와이드, 두산아메리카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두산상사 이사, 두산상무, 두산중공업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이어 그룹을 이끌 차기회장 후보로 꼽힌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자회사인 두산밥캣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과 영업이익 중 두산밥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2.68%, 85.63%를 차지했다.
두산밥캣의 실적 변동에 따라 전체 수익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원전 사업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크게 영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탈원전·탈석탄 정책 등은 기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선수 한 마디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K-원전의 유럽 진출 불확실성, 폴란드 정부의 '퐁트누프' 원자력 프로젝트의 재검토 등의 우려가 존재한다"며 "폴란드 정부는 2025년 내 동 프로젝트의 사업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보다는 글로벌 원전 및 가스발전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에너빌리티의 제조 경쟁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규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채권단 관리 체제 종료 이후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증설을 계획 중이다"며 "대형 원전, SMR, 가스 터빈이라는 퍼즐이 두산에너빌리티라는 멋진 그림으로 맞춰지는 중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투자 재원 마련에 있어서 잡음 발생의 방지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