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한국증권학회가 4일 서울 여의도 SK증권빌딩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민소득 증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김나경 기자)
학계와 유관기관, 업계 전문가들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민소득 증대를 위해 상법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상법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재결의를 통해 통과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한국증권학회가 4일 서울 여의도 SK증권빌딩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민소득 증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완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패널토론에서 좌장은 이준서 동국대 교수가 맡았으며, 토론자로 강형구 한양대 교수, 김우찬 고려대 교수,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전무, 이효석 HS 아카데미대표,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학계와 유관기관, 업계 전문가들은 상법개정안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해 나온 아젠다는 25개다. 이 가운데 ‘이사의 충실 의무’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법학자들의 기본적인 보수적 입장은 원래 회사라는 (개념) 자체가 주주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를 부인할 수 없는데 (굳이 법을) 고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 판례를 보면 자본거래와 관련해 회사와 주주가 다른 것처럼 한 판례가 다수 있다. 또한 해외투자자들은 대부분 소수주주인데, (한국은) 소수주주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므로 유해적이지만 않다면 상법을 개정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또한 자본시장법 개정과 상법개정안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법은 문제가 터진 것을 개정하자는 것으로 원래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상법개정은 꼭 해야 한다. 경영진이 너무 창의적이라 원칙적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를) 선언하지 않으면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상법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통과될 여지가 있다. 8석만 확보하면 재의결에서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상법개정안은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달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거부권 행사로 입법이 중단된 상태다.
왼쪽부터 강형구 한양대 교수, 김우찬 고려대 교수, 이준서 동국대 교수, 이창화 금투협 전무,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 (사진=김나경 기자)
이외에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유로운 상장과 폐지, 임직원의 주식연계 인센티브 강화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이창환 대표는 지분율 1~2%의 의결권으로 과도한 의사결정권을 가지는 피라미드 구조의 괴리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최태원(17.9%)→SK(31.8%)→SK스퀘어(20.1%)→SK하이닉스’라는 피라미드형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유효지분율은 1.6%에 불과하나 의결권과 의사결정권의 괴리로 지분율 1~2%로 의결권을 과도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이들은 배당도 직접적으로 받지 않고, 주식도 팔 일이 없고, 세금 문제도 있어 주가 문제에 관심이 없다.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는 배당소득세가 0원이 되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에서 선거 제도가 중요하듯, 이사회도 전체주주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하는데, 이때 가장 효과적인 제도가 집중투표제”라며 “대만과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에서는 집중투표제가 정관이 아니라 의무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상장폐지가 어렵다. 선진국처럼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운 게 자본시장 선진화에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소문이 아닌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투자를 받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와 별도로 중산층 소득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소장은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에 있는 중산층의 소득을 높여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은 당연하지만, 이와 별도의 정책으로 중산층 비중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부동산을 자본시장으로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을 토큰증권(STO)해 토큰화하면 이를 담보로 방산 등 자본시장에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자본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가장 원하는 자는 지배주주라기 보다는 일반주주다. 그렇다면 일반주주 중심의 거버넌스를 만들면 자본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늘어나, 국민소득이 늘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의 경우 연간 보상의 5배 수준인 주식 보상을 지급한다. 이렇듯 우리나라도 현금 보상에 추가해 주식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지배주주가 상근하는 척하며 보수를 가져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원보수 심의제도도 필요하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채택하고 있는 제도”라며 “불로소득을 줄이고 주식연계 인센티브를 강화하면 밸류업 동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는 “연기금의 경우 기업의 주총 의안에 대해 특별히 결정해 결의하는 경우가 없었다. 의결권 자문기구가 엑스 하라고 하면 엑스하고, 동그라미 하라고 하면 동그라미를 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에 앞서 제대로 된 의결권 자문기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