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표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공정성 결여는 물론, 국제 금융계에서의 한국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남우 회장이 31일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에서 “이번 증자는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일반주주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고 국제금융계에서 한국 및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증시 사상 최대규모의 3.6조원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13%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4.2조원 증발했다”며 “김 부회장의 30억원 자사주 매입은 증발한 시가총액의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번 유상증자는 설비 확장과 M&A를 감안하더라도 향후 3년간 자체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분히 충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정말 대규모 주주가치 희석화를 가져오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 281%는 통상 금융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지표가 아니며, 순차입금비율 기준으로는 72%로 재무구조는 매우 양호한 편”이라며, “AA-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이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차입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에도, 주주가치 희석을 동반한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유상증자 결정이 이루어진 3월 20일 이사회에서 제공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3~5년간 재무추정자료를 시장에 공개하라”며, “이를 통해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어 “유상증자 직전 한화오션 지분을 1.3조원에 매입한 사안도 정리가 필요하다”며, “유상증자가 필요 없었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며, 이는 자본 배치에 대한 정당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화에너지가 관련된 거래인 만큼, 이사회뿐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해당 의사결정의 맥락과 경위를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며, “이사회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절차적 정당성과 충실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