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추진 중인 아모레퍼시픽이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매출 증대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미주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5246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브랜드인 '라네즈'가 미주 지역에서 성장을 이끌었다. 대표 제품 '립 글로이 밤'은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뷰티·퍼스널케어 부문 판매 2위를 기록했다. 라네즈 제품은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행사에서도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성비와 세포라·콜스 등의 강력한 유통망, SNS 및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 또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 766억원이던 북미 매출은 2023년 286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 매출(5100억원)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중화권 매출은 2023년 6962억원, 2022년 7692억원, 2021년 1조177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중국 실적이 악화되면서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북미, 유럽, 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실행했다.

올해부턴 중국 시장 회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2위 수준인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비전2025'를 제시하고 △소비자 중심 제품 혁신 △지속적 디지털 고도화 △미래지향적 지속가능 경영 등 3대 축으로 본격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아모레퍼시픽의 사업부문은 화장품과 DB(Daily Beauty)로 나눠진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비중은 89.5%, 10.5%를 차지했다.

화장품 사업부문은 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에스트라, 코스알엑스 등 다양한 럭셔리 및 프리미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DB 사업부문은 려, 미쟝센, 해피바스, 일리윤 등 다양한 생활용품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 려, 미쟝센 등을 통해 프리미엄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신성장 브랜드 일리윤, 라보에이치는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견고한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판매 경로는 크게 순수 국내(온라인·백화점·방문판매·전문점·할인점·대리점 등), 면세, 해외법인·수출로 구분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로별 매출 비중은 순수 국내 46%, 면세 10%, 해외법인·수출은 44%를 차지했다.

해외 특허권 비중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1485건의 특허권을 보유 중이다. 경쟁사 LG생활건강은 899건을 보유 중이다.

국내 특허권에선 뒤처진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1323건, LG생활건강은 2160건을 등록 유지 중이다.

화장품, 생활용품의 디자인 경쟁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23년 세계 3대 디자인대회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3'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 1월 C생성형 인공지능(AI) 메이크업 가상 체험 기술 '워너뷰티 AI'로 CES2025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6년 연속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서 회장은 1963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서성환 태평양 창업주의 2남4녀 중 차남으로, 태평양화학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회장은 화장품이라는 단일 품목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해외시장에 진출해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2006년 6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기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이 이끌었던 화장품 수출시장은 중소기업(인디브랜드)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화장품 총 수출액 중 K-인디 중소기업 수출액은 66%로 나타났다. 2010년대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양사가 90% 비중을 차지하던 과거와 양상이 바뀐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과 2023년에 걸쳐 코스알엑스를 인수합병(M&A)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마몽드의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론칭하는 등 저가브랜드 진출에 나서고 있다.

미모 바이 마몽드는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대의 스킨케어 제품으로 구성된 브랜드로, 다이소에 3000~5000원 가격대에 입점해 있다.

◆ 선수 한 마디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이 실적 둔화 우려에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중국 체질 개선, 서구권 이익 체력 강화 등 하반기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31일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10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5월 31일 52주 신고가인 20만500원을 기록한 후 주가가 50%나 빠졌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코스알엑스 실적둔화 우려를 반영해 최근 지속 하락하며 역사적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저점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호재에 민감한 주가수준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주 지역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굉장히 강하다. 대부분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영향이다"며 "중국 적자는 예상대로 감소 중이며 코스알엑스는 다음 분기부터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