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마트의 계획이 충분치 않다며 재공시할 것을 촉구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간 별도 영업이익 20% 환원 ▲최저배당 주당 2500원 ▲2025~26년 자사주 소각 매년 28만주 등의 내용을 포함한 밸류업 계획을 지난 11일 공개했다.

해당 밸류업 계획은 3년간(2025~27년 사업연도) 시행 후 재검토 예정이다.

[그래픽=이마트]

이마트가 2020년 11월 발표한 기존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연간 별도 영엽이익의 15% 환원 ▲최저배당 주당 2000원을 제시했다.

환원 재원은 기존 대비 5%, 최저 배당은 500원 상향했다. 배당 증액을 위해 이마트는 매년 134억원의 재원을 추가 투입한다.

이마트는 현재 자사주 108만7466주(3.9%)를 보유 중이다. 2년간 소각하는 자사주는 전체 자사주의 절반 수준이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주 환원을 확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유통업계는 고물가의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4722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940억원 개선되면서 흑자전환했다.

이마트의 밸류업 계획에 대해 경재개혁연대와 이마트 소액주주연대는 주주제안서를 보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보완해 올해 반기말까지 재공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마트 소액주주연대는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결집했으며, 현 지분율은 2% 가량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밸류업 계획 공개 ▲자사주 전량 소각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 조항 삭제 ▲정관상 주주총회 보수심의제(세이 온 페이·Say on Pay) 도입 ▲정관상 ESG 사항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등을 주주제안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자사주 50%가 아닌,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매입한 107만5824주를 전량 소각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현재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는데, 이를 삭제해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변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위 5명의 보수를 회사 실적, 주가 추이 등과 비교할 때 주요 임원에 대한 보수가 회사 실적이나 기업가치와 충분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사 보수를 심의하는 제도를 포과적으로 일컫는 세이 온 페이를 도입해 회사 경영진에 대한 보수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주주 신뢰를 회복할 것을 제안했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강조되고 있는 ESG 사항에 관한 주주제안권을 보장하는 정권 변경도 촉구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마트는 2011년 분할설립된 이후 2022년까지 줄곧 국내 유통업계 매출 1위를 지켰으나, 이후 이익 수준이 점차 감소해 2023년에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2018년 초 8조원을 상회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7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가는 최근 5년간 약 59% 하락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6배에 불과하다"며 "이와 관련해 거버넌스나 주주권익 등 측면에서 구조적인 저평가 요인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연대는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다"며 "다만 금융위 가이드라인이 제안하는 경쟁우위요소나 리스크요인 등이 투자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만큼 충분하게 제공되지 않았다. 지표 부분에서는 비재무지표에 관한 사항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밸류업 재공시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