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지분 매각 HD한국조선해양...주가 또 빠지나
HD한국조선해양, 올해 HD현대중 지분 일부 매각 계획
지난해 블록딜로 2.8% 매각...주가 11% 하락
현재 조선주 실적·주가 강세..."충분히 시장 소화 가능할 것"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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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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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의 중간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6일 조선·증권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3일 국내 기관투자자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신년 간담회에서 HD현대중공업의 지분 일부(약 5%)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의 중간 조선 지주사이자 HD현대중공업의 모회사로 HD현대중공업의 지분 75.02%를 보유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HD현대중공업 지분을 한 차례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주식 266만3000주(지분 2.8%)를 3496억5190만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처분가는 1주당 13만1300원이었으며, 할인율은 5~7%였다.
통상적으로 블록딜로 인한 유통 물량 증가는 단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 매각 공시 이후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하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의 유통 물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유통 물량을 확대해야 거래가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와는 달리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조선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일시적인 유통 물량 증가에도 주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수주 잔고는 43조9575억원이다. 2.6년간 현재 매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일감이 충분히 쌓여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16일 기준 31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블록딜 당시와 대비해 약 2.38배 오른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실적과 주가 모두 호황인 상황에서 5% 수준의 매물 출회는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지분 5%를 한 번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몇 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기 때문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D현대중공업 주주 입장에서는 여전히 달가운 소식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 주주 입장에서는 현재 높은 주가에서 HD현대중공업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이다"며 "이 경우 가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이 많아지기 때문에 회사가 배당을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를 확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물이 출회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가운 이벤트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매각 시점이나 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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