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퓨처넷)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막바지에 이르자, 현대퓨처넷 주주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주사 규제상 현대퓨처넷이 자회사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100%를 보유해야하는데, 회삿돈이 부족해 현대홈쇼핑과의 합병이 예상되면서다. 주주들은 저평가된 주식인 만큼, 합병 시 적어도 지배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 정도는 함께 누려야한다는 입장이다.

25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현대퓨처넷 소액주주연대는 지분 5.26%를 결집했다. 320명의 주주가 주식 579만7185주를 모았다.

현대퓨처넷 소액주주연대는 현대홈쇼핑과 현대퓨처넷의 합병이 예상되자, 주식이 제값에 평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였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현대홈쇼핑과 현대퓨처넷 합병 시, 현대퓨처넷 주식이 주당순자산가치 혹은 적어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된 4290원을 동일하게 적용받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액트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현대퓨처넷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수준으로 저평가됐다. 연대는 주당순자산가치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함께 누리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 맘스터치는 상장폐지 과정에서 주식을 52주 최고가 수준으로 공개매수하였다. 덕분에 모든 주주가 기분 좋게 공개매수에 참여하고, 맘스터치는 상장폐지에 성공한 후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에서도 이런 선례가 남겨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3년부터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 전환 요건의 마지막 퍼즐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정리가 남아있다.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구조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지주사, 50.0%)→현대홈쇼핑(자회사, 48.5%)→현대퓨처넷(손자회사, 35.0%)→현대바이오랜드(종손회사)다.

지주사 체제에서 손자회사는 종손회사 지분 100%를 모두 보유하도록 정해져 있다.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이 종손회사인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65.0%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현대퓨처넷의 현금성 자산은 463억원뿐이다.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매입에는 922억원 수준의 자금소요가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홈쇼핑이 현대퓨처넷과 합병한 뒤, 직접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매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최근 현대홈쇼핑이 현대퓨처넷 지분율을 기존 48.5%에서 78.5%까지 늘리면서, 해당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전일(24일)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퓨처넷 주식을 각각 3145만9590주씩 매수했다.

현대퓨처넷 주식 1주당 429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거래일인 지난 21일 종가(3625원) 대비 18% 할증된 금액이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합병과 관련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퓨처넷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공개매수, 합병, 상장폐지 등 어떠한 계획도 없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며 “앞으로도 관련된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