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증권)
한화생명 주가는 순익 증가에 대한 기대로 이달 들어 13% 넘게 상승했으나, 무배당 소식에 지난 19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한화생명 주식은 21일 오후 2시 45분 기준 2615원에 거래되고 있다. 18일 종가 대비 7% 이상 떨어졌다.
벌어들이는 수익은 안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직전연도대비 254% 증가한 136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별도기준 7206억원, 연결기준 8660억원이다. 각각 직전연도대비 17%, 4% 증가했다. 연간 보험손익 5063억원, 투자손익 3906억원을 기록하며, 모든 분야에서 호실적을 보여줬다.
업계는 한화생명이 올해도 순이익 7000억원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손익 변동성은 높았지만, 결과적으로 2024년 연간 7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며 “2025년에도 별다른 이슈만 없다면 7000억원대 이익은 지속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약환급금준비금의 규모가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어, 주주환원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생명은 2024 사업연도 결산배당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환급금을 이익잉여금 내에 미리 적립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2023년 새 회계기준 IFRS17이 적용되며 새로 생겼다.
새로운 계약이 늘어나면, 늘어난 계약만큼 해약환급금준비금도 증가한다. 또한 배당가능이익도 이익잉여금에서 분배돼,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분만큼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든다. 여기에 부채로 잡히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면, 가용자본이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도 낮아진다.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3조665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는 평기에 순이익 이상으로 증가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며 “상반기 중 업계 논의를 통한 의견 제출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이익 체력의 개선이 배당가능이익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여승주 부회장은 지난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올랐다.
1960년생으로 서울 경복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경인에너지(현SK인천석유화학)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경인에너지는 1994년 한화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하였으며, 1999년 현대정유, 2001년 SK그룹에 인수됐다.
2000년 한화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회계담당 부장, 구조조정본부 상무보를 역임했다.
2006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서 재정팀장 상무, 전략기획실장 전무를 맡았다.
이후 2017년 다시 한화그룹으로 옮겨가 경영기획실 금융팀장 사장을 지냈다.
2019년 3월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으며, 2021년과 2023년 연임에 성공했다.
2023년 9월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40년차 ‘한화맨’으로 한화그룹 내 재무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대표이사로서 2021년 ‘제조와 판매 분리’(제판분리)를 강행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제판분리는 보험사 본사는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판매는 자회사를 통해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베트남법인의 수입보험료는 영업 첫해인 2009년 16억원에서 지난 2023년 2105억원으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리포손보’와 ‘노부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며, 현지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도 확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여승주 대표는 CEO 인사말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통해 유망 혁신기업과 새로운 서비스, 신사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며 “빅데이터·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미래 금융사업 참여로 대한민국 보험업계를 새로운 길로 선도하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