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9일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된 북한의 전술탄도미사일이 800Km를 날아 동해상공 800m에서 폭발했다.
북한은 이 시험발사를 통해 20~30킬로톤(kiloton)의 전술핵 기폭장치가 예정된 높이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를 검증한 것으로 보인다. 핵탄두는 상공 800m에서 폭발할 때 파괴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킬로톤은 TNT 폭약 1000톤의 위력을 발휘한다. 2차대전 때 일본 히로시마 상공 600m에서 폭발한 미국의 핵폭탄 리틀보이는 15킬로톤의 위력을 지녔다.
이어 북한은 2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술핵탄두 화산-31 실물 사진을 공개했다. 화산31이 실제 핵탄두가 맞다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9일에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에 이 핵탄두를 장착하면 전술핵미사일이 되는 것이다.
이 소형 핵탄두는 600mm 초대형 방사포, 전술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러시아제 T-34 전차를 선봉으로 삼았던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휴전선을 최초로 넘는 북한의 무기는 전술핵탄도탄 일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이 핵공격을 가할 경우 북한지휘부를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우리의 3축 체계가 북한 핵미사일의 무력화에 실패한다면 대재앙을 맞게 된다.
비정상탄도비행을 실시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탄도미사일(최대사거리 약 800Km, 최대상승고도 50여 Km)에 소형핵탄두가 장착될 경우 실제로 요격이 쉽지 않다.
▲우리 공군기지 노리는 북한 전술핵탄도탄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의 핵미사일은 우리 공군기지를 첫번째로 노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우리의 공군기지 상공 800m 지점에서 전술핵탄두탄을 폭발시켜 우리 공군전력의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다.
실제 히로시마 상공 600m에서 폭발한 15킬로톤의 리틀보이는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폭심지)에서 반경 1.6Km 이내 지역을 완전히 소멸시켰다.
지난 2월 20일 방사포 2발을 동해로 발사한 직후 조선중앙통신은 600㎜ 방사포 1문(4발)로 우리 군의 작전비행장 1개를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우리 군의 주요 비행장을 타깃으로 방사포가 할당된 상태임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 전술핵탄두 화산-31이 이 방사포의 탄두로 사용되면 북한의 위협은 허풍이 아닌 현실이 된다. 북한의 핵 위협은 점점 구체적이고, 위협의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경항공모함과 F-35B의 부적절한 조합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3축 체계의 마지막 단계인 대량응징보복체계는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경우 북한지휘부와 도발원점을 응징, 보복하고, 북한의 전쟁 지휘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F-35A로 대표되는 항공전력과 현무-III 순항미사일, 현무-II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 전력이 대량응징보복체계의 핵심이다.
다만, 우리 공군의 항공전력이 북한의 전술핵무기의 위협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일한 대안으로 항공모함이 거론된다. 항공모함은 해상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공군기지로서 유사시 동해안에 전개되어 작전을 펼치면, 북한의 빈약한 정보자산으로는 우리 항공모함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전술핵무기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대량응징보복을 위한 충분한 항공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겨우 10여대의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으로는 역부족이다. 경항모에 실을 수 있는 유일한 전투기인 F-35B는 북한의 도발에 대항할 충분한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
공군용인 F-35A의 내부무장창에 2000파운드(약 900kg)보다 무거운 폭탄 2발을 장착할 수 있는데 반해, F-35B는 내부무장창에 1000파운드짜리 2발만 장착할 수 있다. F-35B는 벙커 깊숙이 숨어있는 적 지휘부를 타격하는 GBU-27 벙커버스터(무게 1000kg)도 장착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경항공모함과 F-35B의 조합은 대량응징보복체계의 수단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형항모가 모범답안…건조 서둘러야
최근 우리 정부는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하는 3만톤급 경항공모함 사업을 백지화하고 영국의 퀸엘리자베스 항모와 유사한 6~7만톤급의 중형항모를 건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F-21 보라매를 해군형으로 개량하는 KF-21 네이비가 중형항모의 함재기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KF-21 네이비 개발에 대한 정책연구는 지난 1월에 마무리되었다. 이 연구용역에 의하면 KF-21 네이비 개발에는 10년 6개월 동안 1조8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한다.
추가적으로 우리 국방부는 올해 연말까지 KF-21 네이비를 탑재하는 중형항모개발을 위한 정책연구를 수행한다. 이 연구를 통해 항모 개발기간, 비용, 전력화 시기와 부족한 기술의 확보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이상의 함재기를 탑재하는 중형항모는 공군의 1개 전투비행대대(통상 20기의 항공기 보유)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한다. KF-21 네이비를 함재기로 사용하는 중형항모는 미국 정규항모의 함재기 이착륙방식인 CATOBAR(Catapult Assisted Take Off but Arrested Recovery, 사출기로 함재기를 이륙시키고, 와이어(Wire)를 함재기 바닥에 있는 고리(Hook)에 걸어 착륙시키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CATOBAR 방식의 중형항공모함은 충분한 Sortie(항공기 출격 회수)를 확보할 수 있어, 유사시 부족한 공군전력을 보완할 수 있다.
개전초기에 북한의 전술핵 공격으로 우리 공군기지, 활주로, 전투기가 피해를 입었을 때, 우리 해군이 중형항모를 확보하면 북한 지휘부를 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의 한 축인 항공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윤석렬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경항공모함사업을 중단시켰다. 현 정부가 대북용으로도 부적합하고, 동북아 안보지형에도 맞지 않은 경항공모함 사업을 중단시킨 것은 잘 한 일로 평가한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대량응징보복을 수행할 항공력을 유지할 수 있고, 주변국에도 실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형항모 건조를 우리 정부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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