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타깃된 KT&G '일단 믿어줘' 주주들 향해 구애

“엄격한 심사 거친 사외이사 후보 뽑아달라”
"급격한 배당금 인상, 우상향 배당정책 지속가능성 훼손"
올해 말, 소각계획 포함한 新주주환원정책 발표

김나경 승인 2023.03.14 16:34 의견 0

KT&G가 회사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의 엄격성을 강조하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회사는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들과 사외이사 선임, 배당금, 자사주소각 등의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 이사회는 '정기주주총회 소집 공고'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이사회가 결정한 사외이사 후보와 배당금에 찬성하고 주주제안에 명시된 자사주소각·취득에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유했다.

KT&G 로고 (사진=KT&G)

◆KT&G vs 행동주의펀드, 사외이사 후보 추천 팽팽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KT&G 사외이사는 2명이지만, 행동주의펀드 안다자산운용에서 사외이사 2명 증원을 요구했기 때문에 사외이사는 2명 또는 4명이 선임될 예정이다.

KT&G 이사회는 "이사회 역량지표를 기반으로 현 이사회의 전문성을 유지·강화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독립적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로 최적임 후보들을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외이사 현원 유지 및 KT&G 이사회 추천 후보들에 찬성해달라"고 권고했다.

이번 주주총회 사외이사 후보는 총 8명이다. KT&G는 사외이사 후보로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CFO, 고윤성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를 추천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 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안다자산운용은 "KT&G는 담배 부문 및 건강기능부문에서 86%가 넘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특성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보건의료·노동·법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수형 후보와 마케팅 및 전략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김도린 후보, 재무와 회계 역량을 통해 경영상 투명성 및 지배구조의 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박재환 후보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행동주의펀드인 플래시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를 추천했다.

◆행동주의펀드 "주당 현금배당 1만원" 주장

KT&G는 행동주의펀드의 주당 현금배당 1만원 제안 역시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KT&G이사회는 "주주제안 배당안은 중장기 성장투자 계획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수준으로, 이는 회사 미래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여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저하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하여 2021년 11월에 '2021년~2023년 3개년에 대한 중장기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고 이익 성장 규모에 따라 주당 배당금을 유지 또는 인상하는 동시에 배당성향 50% 이상을 달성하는 배당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G에 따르면 제36기 주당 배당금은 전기대비 200원 증액한 5000원, 총 배당금은 약 5814억원, 2022년 배당성향은 57.3%로 시장과 약속한 배당성향 50%를 상회하여 달성할 전망이다.

KT&G 이사회는 "주주제안 배당안은 각각 주당 배당금을 약 164%(안다 등), 약 208%(Agnes등)씩 일시에 인상하는 것으로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및 회사의 지속 가능한 안정적 배당정책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수준의 급격한 인상이라고 판단"한다며 "단기적 관점의 과도한 배당확대는 향후 경영환경 불확실성 대응이나 미래 투자 계획의 지속 추진 등의 측면에서 위험성을 유발할 수 있고, KT&G의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배당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미래성장잠재력을 훼손하여 주주가치의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안다자산운용은 KT&G에 현금배당 주당 7867원, 아그네스 판도라 셀렉트 파트너스(이하 아그네스)는 KT&G에 현금배당 주당 1만원을 제안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주당 5000원은 KT&G의 지난해 연결당기순이익(약 1조원), 별도당기순이익(9580억원)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 "자사주 소각 일단 믿어줘"

KT&G 이사회는 "자사주 정책 개선 의지를 믿어주시고 자사주소각·취득 관련 주주제안에 반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 3년 연속 자사주 매입을 시행하고 있다. 자사주를 다른 목적에 이용한 사례나 계획이 전무하지만 자사주 보유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소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자 하며 현행 주주환원정책이 종료되는 올해 말에 소각계획을 포함한 新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그네스는 이번 주주총회에 정관으로 자기주식소각 결정 권한을 추가할 것과 자기주식 소각을 제안했다.

한편, 안다자산운용의 KGC인삼공사 인적분할 안건은 대전지법이 가처분 신청을 13일 기각하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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