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사업형 투자회사 속도내는 'SK네트웍스'

2018년부터 5년간 2100억원 투자
정보통신 사업이 매출의 45% 차지
부채비율 높으나 감소 추세
이호정 총괄사장 대표이사 내정

박소연 승인 2023.02.27 16:48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SK네트웍스가 투자전문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018년부터 5년간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 법인 '하이코캐피탈'을 중심으로 2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우선 2018년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한 이래 '사업형 투자회사'를 미래 방향성으로 설정했다. 투자한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 모델을 업그레이드하고 필요시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편입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투자자와 창업자, 기술·경제·법률 전문가 220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하이코시스템'을 구축했다.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형성 이후 ​ 2020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투자 법인 '하이코캐피탈'을 설립하고, 현재까지 펀드와 직접투자를 포함해 2100억원을 20여 건의 사업에 투자했다.

SK네트웍스의 직접 투자는 기술 진화에 맞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웹3(Web3)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두고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방향성 아래 SK네트웍스는 AI 기반의 무인 결제 시스템 개발사인 '스탠더드 코그니션'과 트랙터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사반토', 버섯균사체로 친환경 대체 가죽을 생산하는 '마이코웍스'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SK네트웍스는 지속적으로 투자 관리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내재화된 역량을 활용해 국내 이해관계자들에게 미국 시장을 소개하는 역할도 추진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의 주가는 27일 4090원에 거래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1조151억원으로, 코스피 기준 219위 수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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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SK네트웍스는 글로벌 무역 사업, 휴대폰 및 ICT 기기를 유통하는 정보통신 사업, 렌터카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또한 워커힐 호텔 및 자회사 SK매직을 통한 가전제품 렌탈 사업, 자동차 경정비 사업인 스피드메이트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을 기준으로 정보통신 사업 비중이 45.3%로, 가장 크다. 이어 글로벌 무역 사업 19.3%, 렌터카 17.4% SK매직 11.3% 등의 순이다.

정보통신 사업 부문은 국내 1위 모바일기기 유통 사업자로 휴대전화 단말기의 도매 유통으로 중심으로 연간 500만대 규모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 노트북, PC, 태블릿을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폭넓게 유통중이다.

자회사인 SK네트웍스서비스를 통해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망을 운용하고 있고 장비 유통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무역업이 모태인 회사로 글로벌 무역업 경험이 50년 이상 축적됐다. 화학·소재 중심의 글로벌 무역업을 영위 중이다.

자회사 SK렌터카를 통해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다. 전국적인 렌터카 사업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전체 보유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고 EV 렌털 시장을 선점하고자 노력 중이다.

아울러 자회사 SK매직을 통해 생활가전 렌탈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과거 300%를 초과했던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2019년 339.81%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은 2020년 290.76%, 2021년 293.93%, 지난해 3분기 285.53%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비주류 자산매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직영주유소 사업을 코람코와 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약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서울 명동 사옥을 900억원에, SK핀크스(골프장)을 3000억원에 매각했다.

자산매각 이후 동양매직과 AJ렌터카를 매각했다. 렌터카 사업은 비교적 수익성이 우수한 사업이다. ​

SK네트웍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9034억원 수준이다. 시가총액이 1조원 규모임을 감안할 때 투자 여력도 충분해 보인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이호정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총괄사장은 1966년생이다. 인하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SK네트웍스 사업전략팀장·전략기획실장, SK㈜ 투자2센터장 등을 거쳐 재작년 SK네트웍스로 돌아와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 총괄사장은 전략·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 총괄사장의 대표이사 내정은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려는 인사로 분석된다.

이 총괄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규 사업은 독립적인 사업 모델로서의 가치를 시장으로부터 검증받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SK네트웍스는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2019년 0.84%, 2020년 1.17%, 2021년 1.11%, 지난해 3분기 1.63%로 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회사인 SK매직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점쳐진다. SK매직은 2018년부터 IPO를 추진해 왔으나 최신원 전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발생함에 따라, SK매직의 상장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SK매직측은 "SK매직의 상장은 최 전 회장의 퇴임과 무관하며 상장은 ​기업 가치가 극대화되는 최적의 시점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네트웍스 우선주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상장 주식 수 5만주 미만에서 20만주 미만으로 시장 퇴출 요건을 강화했다. 6월까지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 선수 한 마디

하나증권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2023년 추정치 기준 PER은 16.5배, PBR은 0.4 배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렌터카, SK매직 등 주력 사업 실적이 정상화된 가운데 2020년 이후 회사의 이익감소 원인으로 작용한 워커힐도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며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지분 취득, 펀드 출자 등의 형태로 국내외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전기차 충전기 업체 인수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사업도 향후 추이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이 미래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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