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오너 일가 블록딜에 흔들리는 삼성SDS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보유 주식 전량 매도
작년 매출은 역대 최대..클라우드·물류 성장
현금성 자산 5조 이상...재무 우량
오너 일가 지분 추가 매각시 주가 악영향

박소연 승인 2023.02.13 17:25 | 최종 수정 2023.02.13 17:42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삼성SDS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식시장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S는 12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9일 13만3000원 대비 2거래일 만에 6.77%나 떨어졌다.

삼성SDS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7조2347억원, 영업이익 9161억원으로, 매출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각각 26%, 13.4% 증가한 수치다.

최근 주가 하락세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주식을 전량 매각키로 하면서 시장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 이사장은 지난 2일 삼성SDS 주식 151만1584주, 총 1883억4336억원 규모를 처분하기 위해 하나은행과 유가증권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95%에 이르는 규모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삼성SDS의 사업 부문은 크게 IT서비스와 물류 사업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22년 3분기 기준 IT서비스 부문이 34.3%, 물류 부문이 65.7%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IT서비스 68.8%, 물류 31.2%로, IT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IT서비스는 SI(엔터프라이즈솔루션 사업), ITO(IT 아웃소싱 서비스), 클라우드 사업으로 구분된다. 회사는 삼성 관계사를 대상으로 MES(생산관리시스템),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등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등 삼성 관계사의 IT서비스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IT서비스 중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33.4% 증가해 성장세가 돋보였다.

​클라우드서비스제공(CSP) 사업과 앱 현대화를 중심으로 한 MSP(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제공​) 사업도 고르게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물류사업은 자체 개발한 물류 통합관리 플랫폼인 Cello(첼로)와 SCM(공급망관리) 컨설팅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합 물류를 실행 중이다. ​

물류 사업 또한 항공 물동량이 증가하고 미주·유럽 물류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41%나 증가했다.

다만 삼성SDS의 주력 사업인 물류 사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물류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조843억원을 달성한 후, 3분기 2조7110억원, 4분기 2조7323억원 등 감소세를 나타냈다.

삼성SDS는 물류 사업의 매출 감소에 대비해 첼로 사업을 확대하고 올해 미국, 유럽 등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삼성SDS의 재무상태는 우량한 편이다.

통상 200% 미만을 안정적이라고 보는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5.8%로 상당히 낮다.

유보율은 2만818%에 이른다. 유보율이 높을수록 불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고 무상증자 가능성도 높다. ​

​삼성SDS의 현금성자산은 5조2891억원에 이르며, 순차입금 또한 -4조3764원 수준이다.

​순차입금이란 총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장단기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이 수치가 음수라는 것은 현재의 빚을 갚고도 돈이 남는다는 의미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삼성SDS는 황성우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황 사장은 1962년생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연구전문가다. 교수 출신 외부 영입 인사로서 드물게 계열사 사장까지 올랐다. ​

일본 NEC기초연구소 연구원,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기술개발에 집중된 경력을 쌓았다. 프론티어리서치랩, 나노일렉트로닉스랩, 디바이스랩을 거쳤다. 종합기술원 부원장을 맡으면서 디바이스&시스템연구센터장, 미세먼지연구소장을 겸임했다.

2020년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1년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다.

글로벌 기술 중심 회사로 변화를 추진 중이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오너 일가의 삼성SDS 지분 매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 이사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3.9%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현재 오너 일가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2%, 이부진 호텔신라 회장이 1.95% 삼성SDS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삼성 오너일가는 2026년까지 상속세를 8조원 가량 납부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추가 지분매각이 이뤄질 경우 매각 시점마다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선수 한 마디

삼성SDS의 PER(주가순이익비율)은 10배 수준으로 동종업계 16.29배보다 저평가됐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7배 수준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물류부문 실적 정상화로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클라우드·첼로스퀘어 중심의 신규사업 성과로 적용 멀티플은 오히려 상향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조원으로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한 순현금을 활용한 대규모 M&A합병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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