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 사업자에게 넘기냐" 전쟁터 된 휴마시스

경영권 매각 소식에 채권자에 이어 셀트리온까지 소 제기
제이더블유에셋 "무자본 M&A 사업자에게 경영권 넘기는 것은 무효"
셀트리온 "휴마시스, 공급계약 위반 해결 의지 안 보여"

김나경 승인 2023.02.02 15:33 의견 0

휴마시스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휴마시스 채권을 보유한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이하 제이더블유에셋)가 인수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셀트리온까지 경영권 매각을 계기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더블유에셋은 지난달 30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휴마시스, 아티스트코스메틱 외 4인을 대상으로 한 주식매매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어 다음날 미래아이앤지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제이더블유에셋은 "휴마시스 경영권을 무자본 M&A 사업자로 알려진 남궁견 회장에게 넘기는 것은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 무효"라고 주장했다.

휴마시스 본사 전경 (사진=휴마시스)

앞서 휴마시스는 지난해 3분기 엔데믹 전환으로 적자전환해 소액주주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최대주주 차정학 대표 외 3인이 돌연 보유 지분7.65%(총 259만3814주)를 650억원에 아티스트코스메틱에게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경영권을 넘겼고, 이에 소액주주들 역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 등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며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듯 보였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진 사람은 M&A계 큰 손으로 유명한 남궁견 미래아이앤지 회장이다. 남궁 회장은 비상장 기업 엑스의 대표이사이며 엑스는 미래아이앤지의 최대주주이고, 미래아이앤지가 설립한 회사가 바로 아티스트코스메틱이다.

과거 남궁 회장은 세종로봇, 에이치원바이오, 디에이치패션, 에스비엠 등 적자 상장사를 인수해, ▲인수 ▲감자·상장폐지 ▲유상증자 ▲매각·재상장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역시 이번 휴마시스의 경영권 매각을 계기로 손해배상 및 선급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의 공급계약 위반으로 인해 심각한 손해가 발생해 원만한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 왔지만, 최근 휴마시스 경영진이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통해 회사 경영권을 제3자에 이전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2020년 6월 8일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이하 ‘진단키트’)의 개발 및 상용화와 제품공급을 위한 ‘공동연구 및 제품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의 미국 유통망과 휴마시스의 체외진단 사업이 협력한 것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시기인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미국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수차례 휴마시스에 발주를 진행했으나, 휴마시스가 예정된 납기를 준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 4월부터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휴마시스와 논의를 지속해 왔으나, 구체적인 합의안이 도출된 단계에서 휴마시스의 협상 거부로 결국 2022년 12월 26일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계약 해지 및 이로 인해 아직 이행되지 않은 개별 계약이 효력을 잃었음’을 통보했다"며 "이후 휴마시스에서 추가 협의에 대한 바람을 밝혀와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에 2023년 1월 27일까지 협의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끝내 협의안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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