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주가가 올해 들어 4만원대를 돌파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5월 지분 가치가 자산총액의 50%를 넘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통보받았고, 그해 7월 반도체 설계(팹리스) 사업부를 물적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7만원대이던 주가는 3만원대로 반토막 났으며 지난해 9월 DB하이텍은 물적분할 검토를 중단하기로 했다.

DB하이텍 주가는 최창식 대표가 취임한 2012년 3월 23일 1만800원에서 2023년 2월 1일 4만4950원으로 31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26만1000원에서 2018년 5월 50:1로 액면분할을 거쳐 2023년 2월 1일 종가 6만1800원을 기록했다.

DB하이텍의 지난해 추정 영업이익은 8099억원으로 전년도의 두 배 수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비대면 산업 확산으로 IT업종 소비가 급속도로 늘어난 덕이다.

당시 DB하이텍은 늘어난 수요에도 생산시설 증설은 하지 않았으며, 공급 부족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DB하이텍은 8인치 웨이퍼를 전문으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하는 업체다.

웨이퍼란 반도체 집적회로의 핵심재료로 실리콘(Si), 갈륨 아세나이드(GaAs) 등을 성장시켜 만든 단결정 기둥을 적당한 두께로 얇게 썬 원판이다. 이 웨이퍼라는 얇은 기판 위에 다수의 동일 회로를 만들어 반도체 집적회로가 탄생하게 된다.

8인치 웨이퍼는 디스플레이구동칩, 이미지센서 등 저부가가치 제품에 주로 사용되며, 12인치 웨이퍼는 고부가가치 로직반도체에 활용된다.

8인치 웨이퍼는 90나노미터 이하로 반도체 선폭을 미세하게 만들 수 없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적고 정보를 담은 전자이동속도도 느리다.

반면 12인치 웨이퍼는 제조원가가 낮고 한 번에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능도 비교적 우수하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다수 반도체 업체는 12인치 웨이퍼 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DB하이텍은 국내 유일의 8인치 웨이퍼 전문 생산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8인치 웨이퍼는 DB하이텍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인치 웨이퍼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로 큰 성과를 올렸지만, 8인치 웨이퍼용 장비를 만들던 업체들이 12인치 웨이퍼로 전환을 시도하며 미래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2인치 웨이퍼 반도체 위탁생산을 꾀하기엔 조 단위의 투자금과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경쟁이 부담이다.

이에 DB하이텍은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화합물 반도체를 택했다.

화합물 반도체란 실리콘(Si), 게르마늄(Ge) 등 한 가지 원소로 이뤄진 단원자 반도체와 달리 두 종류이상의 원소화학물로 이루어진 반도체를 말한다. 실리콘반도체보다 전자를 전달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열 손실은 10분의 1로 줄여 훨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B하이텍도 2020년 하반기부터 8인치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해 2024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DB의 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는 탄화규소(SiC) 웨이퍼 기반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2년 1조1000억원에서 2030년 12조2800억원으로,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소자 시장 2021~2027년 연평균 5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창식 부회장은 2012년 DB하이텍의 지휘봉을 잡았다.

1954년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했다.

동부산업(현 DB메탈)과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초기에는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했으나 이후 주로 비메모리반도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 SDI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었다.

2012년 동부하이텍(현 DB하이텍) 대표이사 사장으로 돌아왔다.

2020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회장은 DB하이텍의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에 애쓰고 있다.

그는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생산성 향상 활동을 더욱 가속화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한 준비에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DB하이텍은 더 밝은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내실을 견고히 다지며 힘을 비축하고 있다. 어떠한 대외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해 나가는 글로벌 우량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