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잡는 '안티드론'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방산업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드론 부대 설치를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지난달 북한 군용 무인기 5개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데 따른 조치다. 우리 군은 전투기·군용 헬기 20여 대가 투입해 20㎜ 기관포를 100여 발을 쐈지만 드론을 격추하지 못했다.
최근 방위산업에서 드론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드론을 잡는 안티드론 기술도 떠오르는 추세다.
안티 드론 시스템은 탐지·식별·추적·타격 단계로 구성된다. 타격 단계에서는 드론을 기관포, 자폭 드론, 레이저 등으로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포획, 재밍 등으로 임무를 저지하는 '소프트 킬'(soft kill) 방식을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한다.
[사진=Pixabay]
국내 방산업체들도 해당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9월 열린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에서 안티드론 시스템(ADS)을 처음 공개했다. 소프트킬 기능에 하드킬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현대위아는 ADS를 레이더와 원거리 광학 감시장치 등을 사용해 빠르게 드론을 탐지, 추적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드론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드론 타격 장치로는 40㎜ 공중폭발탄을 적용해 요격 확률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군집 드론에 대한 대응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한화시스템은 드론 감시 레이다를 개발했다. 17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ETRI)와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개발을 진행했으며, 총 120억원을 투입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레이다 서브시스템'은 거리 200m~3km에 존재하는 RCS(Radar cross sectio, 레이다 반사 면적) 0.01 제곱미터 이하의 표적을 90% 이상의 확률로 탐지할 수 있다. RCS란 물체가 레이다에 얼마나 잘 반사되는가를 면적으로 나타낸 척도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재머 제작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재머 개발이 완료되면 재밍(전파방해및 교란) 전파를 발사해 원거리에서 비행해오는 소형무인기의 경로를 이탈시키거나 추락시킬 수 있다.
LIG넥스원은 '소형무인기 대응체계'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전파방해와 교란기술, 데이터링크 통신재밍 기술, AI기반 기술 등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도 안티드론이 많이 활용되는 추세다.
미국 안두릴(Anduril)은 미 특전사령부 등과 3500만달러 규모 안티드론 감시장비 납품계약을 맺었다.
이스라엘 라파엘(RAFAEL)은 일찍이 안티 드론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2016년 드론돔을 완성했다. 2020년에는 하드킬 기술도 추가했다.
지난 2018년에 영국에서는 드론 난입 사건으로 영국 개트윅 공항이 약 36시간가량 마비됐다. 당시 드론 행방을 추적하고 조종사와 교신을 교란하는데 라파엘의 드론돔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신속획득 시범사업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안티드론 기술을 전략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본격 양산까지는 총 3-4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방위청에서 신속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하지만 본격 양산까지는 총 3년 가량의 시간 소요된다. 따라서 전략의 공백을 매우는 갭딜러 전략이 필요하다"며 "해외의 검증된 안티드론 시스템을 확인하고 수개월 내로 구입하고 본격 양산까지 다층적, 다방면 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