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안티드론'...K-방산 새 시장 열린다

북한 무인기 침범으로 '안티드론' 중요성 대두
현대위아·한화시스템·LIG넥스원 등 기술 보유·개발 중
본격 양산까지 3-4년 걸릴 전망

박소연 승인 2023.01.04 12:15 의견 0

드론 잡는 '안티드론'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방산업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드론 부대 설치를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지난달 북한 군용 무인기 5개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데 따른 조치다. 우리 군은 전투기·군용 헬기 20여 대가 투입해 20㎜ 기관포를 100여 발을 쐈지만 드론을 격추하지 못했다.

​최근 방위산업에서 드론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드론을 잡는 안티드론 기술도 떠오르는 추세다.

​안티 드론 시스템은 ​탐지·식별·추적·타격 단계로 구성된다. 타격 단계에서는 ​​드론을 기관포, 자폭 드론, 레이저 등으로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포획, 재밍 등으로 임무를 저지하는 '소프트 킬'(soft kill) 방식을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한다. ​​

[사진=Pixabay]

국내 방산업체들도 해당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9월 열린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에서 안티드론 시스템(ADS)을 처음 공개했다. 소프트킬 기능에 하드킬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현대위아는 ADS를 레이더와 원거리 광학 감시장치 등을 사용해 빠르게 드론을 탐지, 추적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드론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드론 타격 장치로는 40㎜ 공중폭발탄을 적용해 요격 확률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군집 드론에 대한 대응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한화시스템은 드론 감시 레이다를 개발했다. 17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ETRI)와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개발을 진행했으며, 총 120억원을 투입했다. ​​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레이다 서브시스템'은 거리 200m~3km에 존재하는 RCS(Radar cross sectio, 레이다 반사 면적) 0.01 제곱미터 이하의 표적을 90% 이상의 확률로 탐지할 수 있다. RCS란 물체가 레이다에 얼마나 잘 반사되는가를 면적으로 나타낸 척도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재머 제작을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재머 개발이 완료되면 재밍(전파방해및 교란) 전파를 발사해 원거리에서 비행해오는 소형무인기의 경로를 이탈시키거나 추락시킬 수 있다.

​​LIG넥스원은 '소형무인기 대응체계'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전파방해와 교란기술, 데이터링크 통신재밍 기술, AI기반 기술 등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도 안티드론이 많이 활용되는 추세다. ​

미국 안두릴(Anduril)은 미 특전사령부 등과 3500만달러 규모 안티드론 감시장비​​ 납품계약을 맺었다.

이스라엘 라파엘(RAFAEL)은 일찍이 안티 드론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2016년 드론돔을 완성했다. 2020년에는 하드킬 기술도 추가했다.

지난 2018년에 영국에서는 드론 난입 사건으로 영국 개트윅 공항이 약 36시간가량 마비됐다. 당시 드론 행방을 추적하고 조종사와 교신을 교란하는데 라파엘의 드론돔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신속획득 시범사업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안티드론 기술을 전략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본격 양산까지는 총 3-4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방위청에서 신속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하지만 본격 양산까지는 총 3년 가량의 시간 소요된다. 따라서 전략의 공백을 매우는 갭딜러 전략이 필요하다​"며 "해외의 검증된 안티드론 시스템을 확인하고 수개월 내로 구입하고 본격 양산까지 다층적, 다방면 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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