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LCD 엑시트 가속' LG디스플레이

지난해 누적 영업적자 1조2000억원대
높은 LCD 사업 비중 원인
재고 부담 역대 최고 수준
고부가 제품 전환 노력
증권업계 "실적 개선 노력 긍정적"

박소연 승인 2023.01.02 17:10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디스플레이가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비되는 실적 흐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1조209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에만 1조9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양사의 희비가 엇갈린 배경은 LCD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LCD 사업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또한 일찍이 OLED로 사업을 전환했다. 특히 스마트폰 패널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에 부진이 적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LCD 매출 비중은 절반을 초과한다. LCD에 의존하던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중소형 OLED 개발이 뒤처지게 됐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하는 계기가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설명회를 통해 지난 분기에 이은 고강도 위기 극복 전략을 공유했다. △LCD TV 출구 전략 △재무 건전성을 위한 투자 현금 관리 △재고 최소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2일 1만2600원에 거래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4조4727억원 규모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디스플레이는 OLED 및 LCD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TV 27%, IT 46%, Mobile 및 기타 부문 27% 등이다.

​LG디스플레이는 상위 10개 고객사향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97%에 이른다. ​

국내 및 중국, 베트남에 생산 법인을 갖고 있으며, 생산 능력은 2022년 8세대 글라스(2200x2500mm) 기준으로 연간 약 660만장 수준이다. ​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을 지난달 종료했다.​ 중국 광저우 공장의 TV용 LCD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국내 LCD 산업은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LCD 세계 시장 점유율은 14.4%로, 중국(50.9%)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IT용 LCD, 하이엔드 LCD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현재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 등에 관련 시설 투자를 늘려왔다. 회사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100만장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중소형 OLED 중 IT제품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특히 업계는 OLED 패널을 탑재할 애플 아이패드 및 맥북에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

​LG디스플레이의 경우 2024년까지 중소형 OLED 투자를 이어간 이후 점진적으로 패널 출하 증가가 예상된다.​

​전장 또한 주목받는 분야다. ​자율주행과 전동화되는 완성차업계 트렌드에 따라 디스플레이도 대형화되고 OLED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적용하는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OLED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 수주액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337% 급증했다. ​ ​

​아울러 ​투명, 게이밍 OLED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년부터 출시가 예고된 가상현실(XR) 기기를 겨냥한 디스플레이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지난해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 재고자산은 4조5173억원 수준이다. 2021년 말 3조3504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

​DB금융투자는 LG디스플레이의 현재 재고자산회전율과 재고자산회전일수를 분석한 결과 재고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가동률을 줄이고 기존 생산된 제품의 출하에 더 집중하면서 연말까지 타이트한 재고관리를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G디스플레이는 정호영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1961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G그룹 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재무전문가로 손꼽힌다.

​1984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LG화학의 최고 재무책임자 CFO를 역임했다. 2018년 LG화학 사장을 거쳐 2019년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사업구조 고도화'를 제시했다.

​​정 사장은 "차량용과 스마트워치용 디스플레이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며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에서도 이런 사업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 전략적 수주활동과 수주제품의 적기 생산과 공급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부재가 LG디스플레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라는 확실한 고객사가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패널을 만들어도 고객이 사실상 미국 애플과 극소수 중국 기업밖에 없는 실정이다.

​TV용 대형 OLED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있지만, TV 교체 주기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보다 한참 뒤처진다. ​

◆ 선수 한 마디

LG디스플레이의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2.6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배 수준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적자로 계속기업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이는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모멘텀 부재하나, OLED 아이패드 및 OLEDoS 등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준비가 활발하다"며 "적극적인 LCD 및 OLED 생산능력(CAPA) 셧다운을 통한 실적 개선 노력 또한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가 향방성은 △국내외 자산 매각 등 과감한 유동성 확보 계획 등장 여부 △중국 봉쇄 해제와 소비 지원책 등 주력 시장의 소비 회복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 LCD 패널 경쟁사들의 감산 및 비상경영 동참 가능성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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