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코로나 호황' 뒤 '가전 침체기' 맞은 LG전자

연초 대비 주가 40% 하락
재고 자산 큰 폭 증가
TV 판매량 회복 상당 시간 소요될듯
2023년 기준 PBR 0.77배...역사적 최저 수준

박소연 승인 2022.12.26 17:14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전자의 주가가 하락세다.

LG전자는 26일 8만8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52주 최고가(15만500원)을 기록했던 연초 대비 주가가 40%나 하락했다.

올해 초 LG전자의 주가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및 전기차 부품 사업 합작법인 설립 소식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LG전자 주가의 하락 원인은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책을 실시한 탓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가전제품 소비 심리가 강해졌다.

하지만 현재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TV를 구입할 사람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냉장고, 공기청정기, 피부관리 등 LG전자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기타 가전 역시 마찬가지다. ​

LG전자의 시가총액은 14조 5483억원으로, 코스피 21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국내 시장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 모바일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LG전자를 이끌 신성장 사업으로 전장사업을 선택해 육성하고 있다. ​

​LG전자의 사업 부문은 크게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사업부, HE (Home Entertainment), VS (Vehicle component Solutions), BS (Business Solutions)로 나눠진다.

​H&A 부문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이 주력이다. HE 부문은 TV·​사운드바 등을, VS 부문은 차량내 전장부품인 모터·​인버터 외 차량용 램프 부품 등을 만들고 있다. BS 부문은 노트북·​영상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하고 있다.

​각 사업의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각각 38.2%, 18.2%, 10.2%, 7.9% 순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전장사업의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VS사업부는 2013년 신설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오다가, 올해 2분기 흑자전환했다.

​LG전자에서 전장 부문과 함께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 사업은 로봇 부문이다. 전장사업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비스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LG전자의 재고자산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LG전자의 재고자산은 11조20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조7540억원, 지난 2분기 9조6844억원보다 큰 폭 상승했다.

특히 TV를 담당하는 HE 부문의 재고자산이 지난 2분기 1조7574억원에서 3분기 2조180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어 VS 부문의 재고자산은 같은 기간 1조2065억원에서 1조6980억원으로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LG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도 지난 2분기 6.1회에서 3분기 5.8회로 감소했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커질시 LG전자의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G전자는 배두용 부사장과 조주완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1966년 생인 배 부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정책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회계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배 부사장은 LG전자에서 14년간 통상전문가로 활약했다. ​행정고시 33회,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통 LG맨은 아니다.

서울청 국재거래관리국 소속 서기관 등을 지내다가 2005년에 LG전자로 입사했다. 입사때부터 상무직을 달았으며 이후 해외법인관리담당, 유럽관리담당, 세무통상담당 상무·전무를 역임했다.

조 사장은 1962년생이다.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1987년 입사해 35년간 재직 중이다. 재직 기간의 절반 이상을 미국, 독일, 호주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LG전자 DA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그룹장 부장, LG전자 캐나다법인장 상무, LG전자 호주법인장, 미국법인장, 북미지역대표 겸 법인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거쳐 2021년 LG전자 사장을 맡았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4분기 매출은 22조7298억원, 영업이익은 5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증가한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수치다.

특히 글로벌 TV 수요 부진으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부문 적자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앞으로 LG전자의 실적 회복 강도는 TV가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TV가 수익성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OLED TV는 미니 LED·QD-OLED TV와 경쟁력이 심화될 것이고, OLED 패널의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 부문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 매출의 10% 수준이기 때문에 주력사업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 선수 한 마디

LG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3년 기준 0.77배로 역사적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의 부진으로 4분기 적자 폭은 예상보다 클 것이다"며 "다만, 내년에 긍정적인 변화 요인으로 물류비와 원자재 비용 부담이 많이 감소하면, 자둥차 부품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VS 사업부 가치가 LG전자 밸류에이션의 핵심"이라며 "2030년까지 VS 매출이 연평균 10%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2030년 매출은 18~20조원, 영업이익률은 5~7%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가정에 따르면 2030년 기준 VS 사업부 가치는 2030년 10~16조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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