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마켓' 셔터 내린 이마트, 미국 유통사업 힘 싣는다

5년 만에 'PK 마켓' 사업 철수
강희석표 사업재편..정용진 경영 물음표
미국시장에 첫 독자브랜드 추진

최희진 승인 2021.12.23 11:37 의견 0

이마트가 5년만에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PK마켓' 사업을 철수한다. 동시에 이마트는 미국 유통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이마트 프리미엄 슈퍼마켓 ‘PK마켓 [사진=이마트]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PK마켓 하남점과 고양점의 영업을 이달 말 종료한다. 이마트는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에 PK마켓을 첫 선을 보인 이후 스타필드시티 위례와 스타필드 고양에 추가 매장을 냈다. 그러나 최근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자 올해 3월 위례점의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나머지 2개 매장도 모두 문을 닫기로 했다.

이번 PK마켓 사업 철수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주도하는 전문점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해당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면담 후 인근 다른 매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PK마켓은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이후 스타필드시티 위례와 스타필드 고양에 추가 매장을 냈으나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월 위례점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 2개 매장도 모두 이달 말로 영업을 마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으로 식료품 소비와 가격이 싼 창고형 할인마트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주목도는 금세 시들어졌다. 이에 지난 3월 위례점이 먼저 문을 닫았고, 나머지 2개 매장도 모두 이달 말로 영업을 마치게 됐다.

현재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의 2019년 취임 이후, 전문점 사업에 대한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은 확대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전문점은 과감히 영업을 종료하는 전략이다.

강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 덕에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이 올해 3분기까지 78억원 적자로 영업손실폭을 줄였다. 2019년과 2020년은 각 866억원, 34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전문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19년 7962억원이었던 전문점 매출이 2020년 9018억원, 2021년 933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물음표를 제기한다. 직접 공들인 전문점들이 잇따라 폐점 절차를 밟으면서 전문점 사업에 대한 정 부회장의 업보를 의심하는 것이다.

정 부회장의 일렉트로마트 역시 위례점, 부천점, 김포점 등 3개 매장이 최근 동시에 문을 닫으며 올해만 4개점이 폐점했다. 일렉트로마트는 ‘정용진표 남성 놀이터’로 불리며 정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주도한 새로운 형태의 가전 전문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새롭고, 신선한 기획과 추진 능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오프라인 전문점들이 점차 외면받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 것 같다. 남은 전문점 사업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마트는 미국 유통 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미 현지 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내년 초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첫 독자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칭 ‘PK마켓’이다. 국내서 철수하는 PK마켓과 이름이 동일하지만 콘셉트는 다르다는 것이 이마트의 설명이다.

미국 PK마켓은 그로서란트(grocerant, 식료품점+레스토랑)를 표방한다. 점포에서 구입한 식재료를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신개념 점포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이 “PK마켓에 미국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식품을 중점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아시안푸드를 주로 하는 그로서란트 마켓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현지 점포와 이마트식 운영 노하우를 더해 미국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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