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운' 서울우유 젖소광고...2003년에도 있었다

서울우유 광고에 질타 맞아.. 사과글 공지
2003년 사회 물의 재조명까지
여성 누드모델 몸에 물뿌리기 이벤트 '물의'

최희진 승인 2021.12.10 11:27 의견 0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가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는 내용의 부적절한 광고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서울우유가 8일 저녁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사진=해당 홈페이지 캡쳐]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전날 늦은 밤 공식 홈페이지에 '유기농 우유 유튜브 광고에 대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9일 서울우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우유 광고 영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광고로 인해 불편을 느끼신 모든 소비자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죄의 뜻을 표했다.

52초 분량의 서울우유 광고 영상에는 강원도 청정 지역에서 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냇물을 마시는 모습 등이 나온다. 영상은 한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모습에서 시작하며 “우리는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했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내레이터는 여성들을 두고 "청정 자연의 깨끗한 물을 마시고 친환경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이라고 언급한다.

이후 남성이 촬영을 시도하려 다가가다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나고 한 여성이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목초지에 있던 여성들이 모두 젖소로 바뀐다.

영상은 "깨끗한 물, 유기농 사료, 쾌적한 청정 자연 속 유기농 목장에서 온 순도 100%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설명이 나오며 마무리된다.

영상에는 남성의 몰카(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하는 행위) 장면까지 지적되고 있다. 이에 서울우유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불매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광고는 8일 트위터 등에서 '여성 혐오' 광고라는 지적이 나오며 비판을 받았다. 여성을 몰래 불법 촬영하고 따라다니는 모습에서 불쾌감이 든다는 지적과 함께 여성을 젖소로 비유한 것이 역겹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이런 광고가 통과되기까지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홈페이지를 눌러보면 왜 이런 광고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서 임원진에 여성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과거 서울우유의 광고까지 재조명됐다. 2003년 서울우유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일반인들을 입장시킨 가운데 신제품 홍보 행사를 하면서 여성 누드모델 3명을 동원해 분무기로 상대방 몸에 우유 등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청정, 자연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해당 광고를 제작했고, 여성 혐오를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등장한 모델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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