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마켓컬리, 투자자들 평가는

상장 앞둔 컬리, 몸값 '껑충'
연평균 191.3% 성장률 보여
적자 꼬리표, 고평가, 과점주주 등 지적도

최희진 승인 2021.12.08 11:41 의견 0

마켓컬리가 내년 상장을 앞두고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로 인정받은 마켓컬리의 몸값은 4조원 안팎까지 뛰었지만, 지속적인 적자와 과점주주 논란이 상장에 걸림돌로 좌우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컬리 김슬아 대표 [사진=컬리]

8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지난달 30일 총 2500억원(주당 10만원) 규모의 프리IPO를 유치해 컬리 주요 주주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지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의 프리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이다.

프리IPO는 회사가 향후 몇 년 이내에 상장할 것을 약속하고, 일정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유치 방식이다.

이번 투자에는 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해외 롱펀드와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 자금은 물류 인프라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프리IPO 성공에 따라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 컬리의 기업공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컬리 창업주인 김슬아 대표는 K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최초로 첫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이 순탄하게 마무리되면 컬리의 시가총액은 5조원대를 크게 상회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컬리는 2015년 5월 국내 최초로 주 7일 새벽배송, 풀콜드체인 배송 시스템을 선보이며 새벽배송 장보기 시장을 개척해 왔다. 매년 세 자릿수가 넘는 성장세를 이뤘다.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수가 900만명을 넘었고 신규고객의 재구매율은 동종업계 3배 수준인 71.3%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선 컬리는 올해 거래액 2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빠른 성장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매출은 ▲2017년 465억원 ▲2018년 1571억원 ▲2019년 4289억원 ▲2020년 953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최근 4년간 총 매출 성장률은 2370.9%, 연평균 성장률은 191.3%에 달한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직매입 장보기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늘어난 매출액만큼 영업이익 등 ‘실속’ 지표 개선과 신사업 시너지가 어떤 성적표를 내느냐도 주목하는 모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밸류에이션은 본격적인 상장 과정 전 예상하는 수치일 뿐이기 때문에 향후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며 “프리IPO로 밸류에이션이 크게 뛴 점에 더해 영업이익 등 실적 지표 개선 흐름이 더해진다면 최종 밸류에이션 산정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컬리는 적자 꼬리표, 고평가 논란, 과점주주 구조 등의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컬리는 영업손실을 5년째 지속 중이다. ▲2017년 124억원 ▲2018년 337억원 ▲2019년 910억원 ▲2020년 1162억원을 기록 중이며, 올해는 손실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실적이 매년 악화함에 따라 2020년도에는 자본잠식에 들어섰다. 자산 규모 5870억원에 결손금 5319억원으로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또한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새로운 주주가 추가됐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뽑힌다. 현재 컬리 투자사는 ▲에스펙스 매니지먼트 ▲DST 글로벌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CJ대한통운 등이다. 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6.67%에 불과하다.

과점주주는 창업자의 열정과 사업 아이디어로 끌고 가는 스타트업을 위축시키고 K유니콘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한편 지배구조 균열의 요인으로 인지된다.

현재 컬리는 외국계 주요 주주들과 공동의결권 행사 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슬아 대표가 보유한 지분과 외국계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합쳐 최소 20% 이상의 지분은 공동의결권을 행사하고 일정 기간 제3자에게 매각하지도 못하도록 하는 협약이다. 협약 체결 여부에 따라 컬리의 경영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컬리는 2022년 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소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2022년 4~5월쯤 상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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