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을 앞두고 일부 상장기업들이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공시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일 논평을 통해 “상법 개정 전 견강부회식(牽强附會) 공시로 일반주주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침해하려는 행태가 가관이다”며 “모두 원스트라이크 아웃 대상이다”고 밝혔다.

견강부회는 온당한 이치도 살피지 않고, 가당치도 않는 말을 끌어다 자기 주장이나 조건에 맞도록 합리화하려는 것을 말한다.

포럼이 제시한 견강부회식 공시는 본업과 전혀 무관한 갑작스러운 신사업 추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사채 상환, 구체적 계획도 없는 투자와 M&A 등이다.

포럼은 “사익추구를 감추려는 견강부회식 공시에 철퇴 내려지지 않으면 아무리 주주 충실의무 명시해도 전혀 소용 없다”며 “노골적으로 일반주주 권익 침해하는 지배주주, 경영진과 주주를 배신한 이사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와 함께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포럼은 태광산업, 롯데렌탈, 파마리서치 등의 기업에게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의 주장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석유화학과 섬유업을 하다 느닷없이 3200억원이 필요하다며 자사주 24.41% 전량을 기초로 제3자에게 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포럼은 “뷰티, 에너지, 부동산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어디에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준비가 없다”며 “제3자가 누구인지도 공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롯데렌탈은 지배주주가 바뀌기도 전에 매수인이자 잠재적 지배주주인 어피니티PE를 위해 매수가격의 1/3 수준으로 정관상 한도를 꽉 채워서 2100억원어치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포럼은 “중고차 관련 신사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지배주주가 바뀌어야만 그런 신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마리서치에 대해서는 “사실상 리쥬란 하나의 사업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가 난데없이 멀쩡한 회사를 쪼개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중복 상장시키겠다고 한다”며 “투자 및 M&A 업무와 본업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인 투자나 M&A 계획은 역시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중견기업인 솔루엠이 자사주 2.43%를 최대주주에게, 대기업인 롯데지주가 자사주 5%를 계열회사에게 처분한 사례도 문제로 제기했다.

포럼은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공시가 만연한 데 대해 감독기관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자본시장법은 분명히 ‘중요한 사항이 허위이거나 누락되거나 불분명해서 투자자가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거나 중대한 오해를 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정정 요구를 하고 증권 발행을 금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감독기관에게 부여하고 있지만, 작년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이러한 권한이 전혀 엄격하게 행사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엄격한 자본시장 감독을 위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다”며 “노골적으로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하려는 태광, 롯데, 파마리서치 지배주주, 경영진과 자기를 선임해준 주주를 배신한 이사들도 또 하나의 대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