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1조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가 배정된 신주 전량 인수를 결정하며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존 주주들의 주가 희석과 이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여전하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신주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되며, 예정 발행가는 9만5800원이다.
전체 1148만3000주의 신주가 발행되며, 증자 비율은 약 14.8%다. 발행가액은 기준주가 대비 20%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됐다. 오는 7월 16일 확정 발행가액이 정해진 후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027년까지 예정된 양극재 및 전구체 설비 증설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구체적으로 ▲북미 GM과의 양극재 합작법인 투자 3534억원 ▲광양 전구체 공장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 2884억원 ▲구형흑연 생산 법인 투자 2773억원 ▲기존 설비 정비 및 공정 개선 1178억원 ▲광양 양극재 5단계 증설(5만3000톤) 632억원 등이 주요 사용처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자신의 지분율(59.7%)에 해당하는 약 5256억원을 출자해 배정 신주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회사는 "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그룹 미래에 대한 확신의 표현이자, 책임경영의 실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상증자와 같은 자금 조달 국면에서 최대주주가 배정 물량을 전량 인수하는 경우,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책임경영 의지와 별개로, 기존 주주 입장에선 지분 희석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발행가가 시가보다 낮게 책정된 데다, 이미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유상증자가 단행되면서 추가적인 희석 압력이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유상증자 발표 직후인 지난 14일,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장중 7% 넘게 하락했다. 현재 주가는 2023년 고점인 69만4000원 대비 약 80% 가까이 하락한 11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기 성장 가시성은 유효하지만, 유증으로 인한 발행주식 증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4만7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15% 하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
소액주주 보호 장치의 부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보상 구조나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환원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와 함께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강화 등의 주주환원 정책이 병행되면, 지분 희석으로 인한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배당을 중단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 동력 강화에 집중해 중장기 매출 및 이익 성장을 추진함으로써, 향후에도 지속적인 배당 실시 및 배당 규모 증가 등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