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본사 전경. (사진 = 헬릭스미스)
헬릭스미스에서 또다시 경영권 분쟁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2023년 소액주주와 힘을 합쳐 신주발행 무효소송 등으로 전 최대주주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몰아낸 나라에이스홀딩스가, 이번에는 주주권리 강화를 위한 안건을 상정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오는 7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지난 2월 나라에이스홀딩스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주주총회소집허가신청을 한 것이 인용된 것이다.
주총 부의사항은 ▲임시의장 선임의 건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 ▲상근 감사 진광엽 해임의 건 ▲상근 감사 이동창 선임의 건 등이다.
나라에이스홀딩스의 안건은 최대주주인 바이오솔루션과의 독립성이 의심되는 진광엽 감사를 교체해 경영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는 지난 2023년 12월 카나리아바이오엠에서 바이오솔루션으로 변경됐다.
앞서 전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은 2022년 12월, 2023년 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헬릭스미스 최대주주가 되었다. 이후 지난해 4월 나라에이스홀딩스와 소액주주 측이 제기한 해당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 무효의 소가 승소했으며, 이로 인해 카나리아바이오엠과 헬릭스미스의 지분관계는 청산됐다.
이에 지난 2023년 1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15.2%를 확보한 바이오솔루션은 헬릭스미스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됐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2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진광엽 감사를 선임했다.
진광엽 감사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바이오솔루션 감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이 통과된다면 추후 자본준비금 감액배당도 예상된다.
자본준비금이란 주식발행액면초과액, 주식 포괄적 교환, 이전차익, 감자차익, 합병차익 등의 자본거래에서 발생한 잉여금의 일종으로, 자본잉여금으로 처리되는 항목들의 합으로 계산한다.
상법 제461조 2에 따르면 자본준비금은 결손금 보전에 충당되어야 하나,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준비금(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은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초과 금액 범위 내에서 감액할 수 있다.
또한 이를 재원으로 사용하여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자본준비금 감액 배당도 가능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헬릭스미스의 자본금은 약 230억원이며, 자본잉여금은 약 6013억원이다.
나라에이스홀딩스는 당초 이 자본준비금 가운데 59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안건을 냈으며, 최종 안건으로는 결손금 약 4784억원(지난 3월 말 기준)을 선충당 후 약 863억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할 것을 요구했다.
사업으로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을 경우 이 금액을 결손금이라 한다. 이 경우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적자로 표시된다.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이 통과돼 결손금이 충당되고, 이익잉여금이 흑자로 전환되면 배당 재원이 확보되며, 추후 헬릭스미스 이사회에서 배당을 결정하면 배당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게다가 헬릭스미스가 매년 R&D(연구개발비) 비용을 축소시키고 있어, 자본준비금 감소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용은 지난 2022년 약 389억원에서 2023년 약 201억원, 지난해 86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다만, 최근 회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멀어져 안건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나라에이스홀딩스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보통결의 사항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주총에서 최소 25% 이상의 지분이 찬성표에 모여야 안건이 통과되는 형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헬리스미스의 지분구조는 최대주주 바이오솔루션 18.23%, 소액주주 73.81% 등이다. 그 외 지분율 5% 이상의 주주는 없다.
나라에이스홀딩스의 헬릭스미스 지분 역시 5% 미만이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어야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의 사명변경 안건조차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상법상 사명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출석주주 2/3 이상이면서 발행주식 총수 1/3 이상 찬성)인데, 이날 출석한 주주 지분을 다 합해도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아직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대 비대위는 “일단 내달 5일까지 주가 상황을 본 후, 주주들과 다수결로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주경제신문>이 헬릭스미스와 나라에이스홀딩스에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을 얻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