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이하 대명소노)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합병을 시사한 가운데 대한항공에 맞설 대형항공사(FSC)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예림당은 보유 중인 티웨이홀딩스 주식 4447만주(지분율 39.85%)를 대명소노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에 매각할 계획이다.
대명소노는 지난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하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한 바 있다. 예림당이 보유하던 티웨이홀딩스 지분 전량을 소노인터내셔널이 인수하면서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지배 구조는 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순으로 이뤄져 있다.
대명소노는 추후 티웨이항공의 사명을 변경하고 '소노'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형 항공 얼라이언스 가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챗GPT4o]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의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의 사실상 2대 주주다. 대명소노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0월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26.95%의 절반을 47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잔여 지분을 오는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 청구권)을 확보했다.
추후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인 AP홀딩스의 보유 지분(40%)을 인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명소노는 "기존 저비용항공사(LCC) 모델을 넘어 FSC에 버금가는 서비스와 기재 운영 등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항공사로의 성장을 계획 중"이라며 "이와 더불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증대시키겠다"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국내 LCC 시장은 새롭게 재편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서 산하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가 하나의 축을 형성하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한 대명소노,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의 경쟁 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대명소노는 LCC모델을 넘어 FSC와 맞먹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지향하는 것인지, FSC를 목표로 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다.
대한항공과 체급 차이도 상당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총 136대, 아시아나항공은 7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36대, 에어프레미아는 5대를 각각 보유 중이다.
다만 양사의 합병으로 국내 LCC 시장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평가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제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인수·합병이 될지는 1대 주주(AP홀딩스)와의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알수 있지만, 일단 합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비교해도 작은 영토에 너무 많은 LCC가 난립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LCC 하나하나의 경쟁력이 떨어져있는 상황에서 양사가 합병할 경우 LCC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국내 항공 산업이 건전한 발전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유럽 노선 위주로 편성되어 있고,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으로 주로 운항하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도 없고 상당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분별한 항공사 합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명소노가 LCC로 남겠다는 것인지, FSC로 가기 위한 하나의 로드맵을 짜고 있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하지만 FSC를 준비하고 있다면 기재 보유, 인력, 정비 등 그만큼 보유해야 하는 자원들이 많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가 생긴 후 아시아나항공의 빈자리를 노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항공사 인수 합병으로 덩치만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제주항공 참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현재 시점에서 안전한 시스템·문화, 걸맞은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국내 항공산업의 숙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