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주가가 지난 1년간 37% 넘게 상승했다. 우수한 자본력과 재무건전성으로, 주주환원과 사업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화재는 금리인하와 금융당국의 IFRS17 가정 규제 변동에도, 안정적인 주주환원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보험사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보험회계제도 IFRS17을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말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가정을 바꿨으며, 올해 초부터는 보험부채 할인율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해당 규제들은 보험부채를 보수적으로 계산해, 보험부채 규모를 보다 크게 책정한다. 보험부채란 보험사가 향후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뜻한다.
보험부채가 늘어나면 보험사의 배당여력은 줄어든다. 보험부채에 따라 일정 비율의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배당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수익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비중이 늘어나면 배당금 파이는 작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지급여력비율(K-ICS)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이러한 우려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K-ICS 비율은 280.6%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사의 K-ICS 비율이 200% 이상이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비율을 80%로 낮추기로 했다.
향후 K-ICS 비율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조정 규제와 관련해 계약서비스마진(CSM)이 1000억원 내외로 감소할 것이며, 이에 따라 K-ICS 비율은 1~2%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저해지 보험 비중이 작아 다른 보험사보다 하락 폭이 작은 편이다.
자산 듀레이션(duration)이 부채보다 길어 금리 인하기 영향도 적게 받을 예정이다.
듀레이션이란 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을 말한다.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과 대출 같은 고정 수익 자산의 가치는 증가한다. 또한 듀레이션이 길수록 가치 증가 폭도 크게 나타난다.
자산의 듀레이션이 부채보다 길면, 자산의 가치가 더 크게 상승해 결과적으로 자산의 순가치(자산가치-부채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동일한 미래 지급액이라도 현재가치가 커져 보험부채가 증가하지만, 듀레이션을 통해 금리 변화의 영향을 줄였다.
삼성화재는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8조원에 근접하는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2024 사업연도 주당배당금(DPS)은 19000~21000원 수준이다.
올해 보유 자사주 소각과 밸류업(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도 기대된다.
규제 강화로 다른 보험사들의 경쟁이 제한된 틈을 타, 시장 지배력을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설명회(NDR)에서 삼성화재가 2025년 무·저해지 상품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음으로써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 마진이 하락하여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사업비 수지차 공개와 보험대리점(GA) 차익 거래 금지 등으로 시책비용을 지금처럼 남발할 수 없어, 결국 돈(자본)이 많은 회사가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자본이 많은) 삼성화재는 2025년 파격행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문화는 지난해 3월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올랐다.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1967년생으로 서울 장훈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화재 입사 후 영업 파트를 두루 거쳐, 보험 영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1990년 안국화재(현 삼성화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32년간 상품전략파트장, 경영지원파트장, 계리RM팀장(상무), 위험관리책임자, 경영지원팀장(상무), CPC전략실장(전무), 전략영업본부장, 일반보험본부장, 일반보험부문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12월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3년 12월 삼성화재로 돌아와 사장에 임명됐다.
삼성화재의 호실적 릴레이를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삼성화재 실적 전망치는 영업이익 2조9331억원, 당기순이익 2조1917억원이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4.4%, 20.3% 증가한 수치다.
이문화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격차’를 경영 화두로 설정했다.
이 대표는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초격차 전략을 통해 민첩성과 회복성을 갖춘 조직력을 기반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 방안으로 “새로운 보험가치를 창출하고 국내외 디지털 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해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해외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성과의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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