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장기 고객 혜택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기존 혜택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8월부터 유·무선 장기 이용 고객을 위한 새로운 혜택인 ‘장기고객 감사드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KT 장기고객 감사드림 프로그램은 ▲총 14종의 장기 고객 혜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 혜택 ‘쿠폰드림’과 ▲월 1회 KT 문화 행사에 초청하는 ‘초대드림’ 혜택으로 구성된다.
장기 고객에게는 연 1회 쿠폰드림을 통해 이용 기간에 따라 5년 이상 고객에게는 6매, 10년 이상 고객에게는 8매, 20년 이상 고객에게는 10매의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이용 기간이 5년이 되지 않은 2~4년 차 무선 고객에게도 5년 도래 시점까지 5매의 쿠폰을 제공한다.
초대드림 혜택은 스포츠 경기, 음악 축제, 캠핑장 등의 행사에 장기 고객을 초대하는 이벤트다.
그러나 이 같은 개편 내용과는 별개로, 실제로 KT가 장기 고객 대상 혜택을 줄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12월 1일부터 기존에 1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밀리의 서재 이용권을 3000원 할인으로 변경했다.
또한,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기존에 1개월 무료 이용이 가능했던 OTT 이용권도 3000원 할인으로 변경됐다.
한 KT 장기 고객은 “유일하게 득을 본다고 느꼈던 혜택이었는데 속상하다. 솔직히 포인트나 다른 혜택은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고객은 “밀리의 서재 때문에 KT를 이용했는데, 혜택도 없는 KT를 굳이 이용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며 “약정이 끝나면 다른 통신사로 인터넷을 옮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밀리의 서재 월 구독료는 9900원으로, 국내 독서 앱 중 도서 보유량 1위다. 이 혜택을 유용하게 활용하던 장기 고객이 많았다.
아울러 장기 고객에게 제공되는 총 14종의 쿠폰 중 OTT 이용권을 제외하면 데이터나 통화 제공이 대부분이라, 무제한 요금제나 대용량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이 많은 최근 추세에서는 혜택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대드림 혜택 역시 경쟁률이 높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고객층이 한정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지난 9월 KT 전용 캠핑장(강원도 횡성군 병지방 오토캠핑장)에서 진행된 ‘스페셜 캠핑’ 행사는 총 2만7000명이 지원했으나, 이 중 172가족만 참여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 8월 열린 ‘보야지 투 자라섬’ 뮤직 페스티벌은 총 4만7000명이 응모했으며, 이 중 5000명의 장기 고객만 참여해 9:1의 경쟁률을 보였다.
통신사의 장기 고객 혜택 축소는 고객 충성도를 약화시키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KT 관계자는 “장기 이용 혜택은 고객 반응을 반영해 변경될 수 있다”며 “콴다프리미엄 1개월 제공 등 새롭게 신설된 혜택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혜택 축소라기보다는 장기 이용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새로운 혜택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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