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IPO…이번엔 주주 돈으로 실험실?

업계 추정 시가 총액 3500억~4000억원
비교기업으로 풀무원 등 식품종합 대기업 4개 사 선정
상장 조달 자금 대부분 가맹사업 경쟁력 제고에 써
기존 여윳돈 1107억원 투자 확답은 미뤄

김나경 승인 2024.09.13 23:56 의견 0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사. (사진=더본코리아)

백종원의 외식기업 더본코리아가 오는 11월 상장을 목표로 신주 공모에 나섰다. 풀무원, 대상 등 식품종합 대기업을 기준으로 희망공모가를 정해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000억원 대에 달한다. 회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여윳돈 1107억원의 투자금 활용에 대한 확답은 미룬 채, 우선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가맹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29일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지난달 30일 승인 통지를 받았다.

더본코리아는 총 300만 주 전량을 신주로 공모한다. 주당 희망공모가는 2만3000~2만8000원이며, 총 공모예정금액은 690억~840억원이다.

공모가는 내달 15일부터 21일에 있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후 확정될 예정이다. 일반청약 예정일은 같은 달 24~25일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상장 목표 시기는 오는 11월이다.

업계는 상장 후 시가총액을 3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더본코리아가 당초 목표한 4000억원 대 시가총액이 고수된 것이다.

희망공모가 비교기업으로 식품종합기업인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를 선정해 주가수익비율(PER) 15.78배를 적용받았다.

해당 비교 기업들은 제품·상품 사업과 유통 사업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곳이다. 반면, 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가맹사업 매출비중이 86%이며 유통사업비중은 11% 수준이다.

그렇다고 더본코리아가 식품종합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회사는 조달 금액 대부분을 신규 브랜드 개발과 가맹점 원가 절감 등 가맹 사업 경쟁력 제고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공모 최저가액인 2만3000원을 기준으로 총 662억원을 조달해 2027년까지 △기존 브랜드 강화 및 신규브랜드 개발에 34억3500만원 △도소매전문 식품기업 지분 100% 인수에 600억원 △푸드테크 관련 회사 일부 지분투자에 약28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도소매 전문 식품기업에 대한 인수를 통해 가맹점에 대한 공급능력 확대 및 가격경쟁력 확보를 우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25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1~2개 브랜드에서만 매출 절반 이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브랜드 개수를 2015년 18개에서 2019년 21개, 지난해 25개로 늘렸다. 일부 브랜드를 없애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브랜드 물갈이 방식을 사용했다.

지난해 가맹사업 매출비중 85.1% 가운데 34.9%는 빽다방, 13.4%는 홍콩반점에서 나왔다. 그 외 롤링파스타, 역전우동, 빽보이피자의 매출비중은 4~6%대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20개 브랜드의 매출비중 합은 21.0%에 그쳤다.

브랜드 10곳의 폐점률은 서울시 평균을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외식업종 가맹점 폐점률은 13.7%다. 더본코리아 브랜드 가운데 고속우동(40.0%), 성성식당(35.3%), 돌배기집(34.3%), 백종원의 쌈밥(30.4%), 리춘시장(26.7%), 본가(16.6%), 한신포차(16.2%), 미정국수(15.6%), 빽스비어(14.9%), 연돈볼카츠(13.9%)의 폐점률은 이보다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기존 브랜드를 소홀히 한 채 외형성장만 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7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더 이상 가맹점주의 창업자금이 더본코리아의 실험 비용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1700억원 대의 여윳돈을 가지고 있어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 1107억원, 단기금융상품 607억원을 가지고 있다. 유동비율 187.2%, 당좌비율 168.4%, 부채비율 54.2%, 차입금의존도 4.1%로 재무구조도 매우 안정적이다.

회사는 기존 회사 자금의 투자금 활용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내 기재돼 있는 내용과 같이 자금 사용이 계획돼 있다. 유보자금에 대한 활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자금 외 유보자금 사용 부분은 현재 시점에서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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