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늪' 한화큐셀...美 대선 반전 카드되나

2분기 연속 적자...공급과잉 여파
해리스 부통령, IRA 유지 가능성 높아
트럼프 전 대통령, 저렴한 에너지 필요성 강조
"사업 전략 변화 없을 것"

박소연 승인 2024.09.12 17:58 의견 0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선 결과가 한화큐셀의 사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6793억원, 영업손실 10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중 한화큐셀은 같은 기간 매출 9802억원, 영업손실 9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조6002억원에서 38.75%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1258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966억원, 1468억원이 포함됐지만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주요 시장 내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감소했고 판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영향이다.

중국의 모듈 생산능력은 850기가와트(GW)로 올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용량 추정치 600GW를 넘어서는 등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태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지난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안정과 기후 변화 이슈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상승하자 대규모 확장에 나선 바 있다. 그 결과 대규모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한화큐셀의 영농형태양광 모듈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한화큐셀은 미국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한화큐셀 전체 매출에서 미국 시장 비중은 약 70%다.

최근 불거진 미국 대선 이슈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으로 실적·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해 미국 내 현지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기도 하다. 한화큐셀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조지아주 2개의 공장(돌턴·카터스빌 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북미 초대 규모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

내년부터 카터스빌 공장 가동률을 높여갈 계획인 가운데 오는 11월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현지 사업 환경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 후 에너지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IRA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IRA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40% 감축을 목표로 에너지·기후변화 프로그램에 3690억원을 투자해 관련 기업에 세제혜택 및 보조금·대출 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반면 IRA 폐기와 신재생에너지보다 저렴한 에너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업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해리스는 지난해 4월 미국 조지아주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을 방문해 전기차와 친환경 에너지 중심 정책을 강조하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과 태양광 투자의 중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으론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우려했던 것처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는 원가 안티 차이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을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우회 수출 국가 4개국에 들어가는 모듈 물량에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셀과 모듈에 30%의 반덤핑 관세를 책정했고, 중국 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겼다.

현재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량 중 동남아 4개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사업 전략 변경과 관련해 "가이던스 변경이나 전략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