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타이어 합병 설명회...성난 주주들 "헐값에 주식 강탈"

동아타이어 주주 “BPS 3만원 주식을 1만2500원에 뺏겨”
DN오토모티브 부사장 “수익성 놓고 보면 DN오토모티브가 아쉬워”
DN오토모티브, 4000원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약속

김나경 승인 2024.07.12 13:41 의견 0

DN오토모티브가 동아타이어와의 합병 비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자산이 아닌 수익성을 놓고 보면 DN오토모티브 주주가 오히려 아쉬움을 표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DN오토모티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66배에 불과하다.

DN오토모티브와 동아타이어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인 및 기관투자자 등 양사 주주를 대상으로 합병 관련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두 회사 이사회는 지난달 12일 DN오토모티브가 동아타이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DN오토모티브와 동아타이어는 내달 5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합병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0.1558169로 결정됐으며, 합병 후 소멸회사인 동아타이어 주주는 1주당 DN오토모티브 신주 0.1558169주를 받게 된다. 합병 기일은 오는 9월 7일이며, 합병 후 신주는 10월 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DN오토모티브·동아타이어 기업설명회에서 윤창규 DN오토모티브 부사장이 DN그룹의 연도별 사업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나경 기자)

이날 윤창규 DN오토모티브 부사장은 “지주사 전환 이후 유예기간을 주지만 동아타이어 거래량이 부족해 DN오토보티브가 보유한 동아타이어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데만 영업일 기준 18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합병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지배주주 지분은 DN오토모티브가 더 적은 상황으로 합병 시 지배주주 지분율은 조금 더 오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합병 시 해외법인 등 영업 측면에서 판매채널, 정보, 고객 대응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원재료 바잉 파워(buying power, 구매력)도 높아진다. 동아타이어에 부족한 기획과 관리 부분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으며, 은행과의 관계에서 DN오토모티브 금리가 더 저렴해 손익계산서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상호보완적 구조를 가지고 제2의 DN솔루션즈를 찾아 공동투자 하는 등 양사가 보유한 장단점을 보완해 신사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DN오토모티브는 지난 2022년 1월 DN솔루션즈(구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함에 따라 이듬해 1월 공정거래법상 사업형 지주회사로 자동 전환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자산이 5000억원이 넘고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인 기업은 지주사로 강제전환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DN그룹 지주사인 DN오토모티브의 동아타이어 지분은 12%에 불과해 동아타이어 지분 17% 이상을 추가로 매수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동아타이어 지분 전량을 처분해야 했다.

동아타이어 주주들은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합병 시너지에 대한 설명은 인적분할 당시 시너지에 대해 설명했던 부분과 딱 반대다. 그때는 분할하면 좋다고 하고, 지금은 합병하면 좋다고 한다”며 “지분 30%가 넘는 동아타이어 비지배주주는 주당순자산가치(BPS)가 3만원이 조금 안 되는 주식을 1만2500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안 팔고 싶어도 뺏기는 격이다. 주당 순현금성 자산만 1만8000원 정도이며 부동산을 합하면 주당 2만원에 이른다. 비상장 회사 상태에서 합병제의가 들어왔다면 말도 안 되는 가격일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 이사와 경영진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시킬 의무가 있다. 비지배주주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배당 등을 할 수 있는데 회사는 거부했다. 손해는 끼치는 데 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또 자회사(DN솔루션즈)를 상장하겠다고 하는 게 슬픈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DN오토모티브는 지난 2017년 11월 고무사업부문을 동아타이어로 인적분할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동아타이어 BPS는 2만7672원이다. BPS는 주당장부가치로 기업이 회사의 모든 자산을 장부(회계적) 가치로 청산한 후 우선주를 포함한 모든 부채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총 발행된 보통주식의 수로 나눈 금액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DN오토모티브·동아타이어 기업설명회에서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가 상장 일정과 기업 성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나경 기자)

이에 대해 윤 부사장은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주가수익비율(PER) 등도 있다. 순자산가치나 순손익가치 중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수익성을 중심에 놓고 보면 DN오토모티브 주주가 오히려 합병비율에 아쉬움을 표할 수 있는 상황이다. DN오토모티브의 PER은 2.84배에 불과한 데 비해 동아타이어공업의 PER은 17.77배나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는 “DN솔루션즈는 지난 4월 상장주관사 5개를 선정했다. 오는 8~9월에 정확한 상장 일정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회사(DN오토모티브)에도 플러스이지 마이너스는 없다. 모회사에 직간접적인 재무 기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N오토모티브는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DN오토모티브는 이날 ▲합병 후 1주당 연간 4000원 이상 현금배당 실시 ▲자사주 취득·소각 ▲기 보유 자사주 처리 ▲1주당 2000원 중간배당을 약속했다.

윤창규 부사장은 “418억원 내에서 배당과 자사주 취득·소각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병용할 것”이라며 “현재 자사주가 차입금 담보로 잡혀있어 담보가 풀려야 소각할 수 있다. 담보가 풀리는 때로부터 1달 내 3%를 소각할 예정이다. 이후 남은 자사주 10% 역시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가로 검토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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