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4남매 지분 다 사겠다"...한화 삼남, 푸드테크 새판짜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지분 57.84% 인수 추진
김동건 사장, 푸드테크 사업과 시너지 기대
아워홈 우선매수권·높은 인수가 우려

박소연 승인 2025.01.13 16:02 | 최종 수정 2025.01.13 16:11 의견 0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국내 급식업계 2위 기업인 아워홈 인수를 추진 중이다. 김 부사장이 주력하고 있는 푸드테크 사업과 급식 사업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8월 아워홈 지분에 대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아워홈 오너 일가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38.56%),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7.84%다. 김 부사장 측은 구지은 전 부회장(20.67%)과 구명진 전 이사(9.6%)의 지분도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워홈은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아워홈 선대 회장의 1남 3녀가 지분 98%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예상 매각가는 아워홈 지분 100%를 기준으로 1조5000억 원이다.

한화그룹이 아워홈을 인수할 경우 4년 넘게 중단했던 급식 사업을 재개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25년간 운영했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식자재 유통 및 급식 사업부를 2020년 분할 매각한 바 있다.

이번 인수는 김 부사장이 힘주고 있는 푸드테크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푸드테크란 식품과 기술을 결합한 분야를 말한다.

[그래픽=챗GPT4o]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월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하고 푸드테크 사업 강화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판교에 푸드테크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로봇 제조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했다. 스텔라피자는 글로벌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브랜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 FA사업부 내 협동로봇, 자율주행로봇, 무인운반로봇 등의 사업을 분리해 로봇 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한화가 지분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32%를 보유 중이다.

외식 사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김 부사장 주도로 들여온 미국 3대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처음 개점한 서울 강남점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서울역점, 여의도점, 고속터미널점, 판교점 등을 잇달아 열었다.

아워홈 인수로 김 부사장이 이끄는 푸드테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화그룹이 하이테크를 접목해서 서빙 로봇 등을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측면에서 급식 사업 중에서도 알짜기업인 아워홈을 인수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본업이 백화점과도 브랜드를 만들거나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서 입점시키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금 조달 문제 등 인수를 완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294억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화 계열사나 재무적 투자자(FI)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워홈 정관과 오너 2세 형제자매의 우선매수권에 가로막힐 가능성도 있다.

아워홈 정관에는 증자, 감자, 합병, 분할, 영업 양수도 등 주요 의사결정에는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지분 20.67%를 보유 중인 구지은 전 부회장이 매각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정관에는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적으로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구 전 부회장 등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상 인수가 1조5000억원은 동종 기업인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것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10일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2300억원, 1334억원, 5001억원을 기록했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이후 범 LG가 110곳에 물량을 공급해왔다. 이는 아워홈 전체 계약 물량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될 경우 기존 계약 물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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