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는 매년 주주총회에서 사업 계획 및 성장 동력을 제시해온 만큼 이번 주총에서 어떤 메시지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사외이사 김준성·허은녕·유명희·이혁재 선임의 건 △사내이사 전영현·노태문·송재혁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신제윤·유명희 선임의 건 등이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이번 주총에서 주목할 점은 이사회에 변화를 준 점이다. 삼성전자는 관료·금융 위주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구성원의 변동을 꾀했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전자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전략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대만의 TSMC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나노 공정의 경우 TSMC는 약 60%의 수율을 달성한 반면, 삼성전자는 10~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5년 상반기 공채를 시작했지만 DS부문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이번에 신입사원을 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개발 현황에 대한 내용도 이번 주총에서 공유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년(2023년) 주총에서도 AI 반도체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경쟁사와 달리 대응이 늦었다는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신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 계획을 발표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주주통신문에서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AI 산업 성장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 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메드텍(의료기술)·차세대 반도체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 메드텍, 공조 쪽은 꾸준히 M&A를 시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사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에 오르는 행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최종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텍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은 협업을 통해 최근 미국, 유럽 등 해외 전시회 등에서 엑스레이를 비롯한 분과별 초음파 진단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전년 주총에서 처음으로 마련했던 '주주와의 대화' 시간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총 1시간여에 걸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각 사업 부문별 경영전략에 대해서 주주들에게 설명한 후 13명의 경영진이 주주들의 질의에 답한바 있다.

전년 주총 대비 주가가 더 떨어진 만큼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7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5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소액주주들은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총 516만210명으로 전년(2023년) 467만239명과 비교해 48만8171명 증가했다.

반도체 실적 악화에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저점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주주통신문에서 "2025년은 주요국 경제정책을 둘러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 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