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롯데케미칼, 주주친화경영 ‘뒷걸음’

3000억 자사주 매입 약속 2년 미뤄
2년 연속 중간배당 미지급..올해도 여력 없어

김혜원 승인 2024.07.10 13:39 의견 0

롯데케미칼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속했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늦어지고 있다. 실적 및 재무구조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13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적자폭이 다소 줄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 흑자전환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에 이어 지난해에도 347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실적 부진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72%로, 2022년 말(55.1%) 대비 16.9%p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은 17%p 증가한 31.2%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와 자회사 롯데정밀화학 지분 확보에 현금을 투입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적부진 및 재무구조 악화는 주주친화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4일 개최한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완료 시점을 오는 2026년으로 연기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까지 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00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중간배당도 2년 연속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현금 유동성 여력이 부족한 만큼 중간배당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매출 성장보단 효율적인 자산 관리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 신규 투자 대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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